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야심 차게 추진한 '스마트장기요양' 앱 리뉴얼 오픈이 접속 장애라는 '먹통' 사태로 이어지며 현장의 큰 혼란과 불편을 야기했다. 충분한 사전 예측과 대응 시스템 없이 성급하게 통합 서비스를 선보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공단은 지난 23일(화) '스마트장기요양' 앱의 통합 및 보안성 강화를 위한 리뉴얼 오픈을 실시했다. 기존의 스마트장기요양(RFID)과 더장기요양(급여제공관리 전산) 앱을 하나로 묶어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리뉴얼 직후 앱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장기요양기관 및 종사자들의 업무 마비 사태를 초래했고, 공단은 뒤늦게 사과했다.
이번 접속 장애는 사용자의 휴대폰과 서버 간 데이터를 안전하게 주고받기 위한 암호화 기능이 동시 접속자 증가로 과부하를 일으키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문제가 발생하자 비상장애대응반을 가동하고 암호화 기능을 수행하는 전용 장비 및 서버를 증설하는 등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하여 24일 밤 10시부터는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공단의 안일한 대응과 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전 예측과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해 현장에 엄청난 혼선을 안겼기 때문이다.
급여 제공 기록을 기한 내 전송하지 못한 기관의 경우 수기 기록지를 작성하면 전자기록에 준하여 급여비용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마비된 시스템 속에서 종사자들이 겪어야 했던 업무 부담과 불안감은 상당했다.
장기요양 현장 관계자들은 "시범사업까지 거쳤는데 이런 기본적인 오류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현장 종사자들만 불필요한 고생을 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단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 좀 더 충분한 시범운영 기간을 확보하고, 시뮬레이션 등 철저한 사전 점검과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현장의 혼란과 업무 차질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