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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김호중 |
최근 국무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특징으로 속도, 소통, 성과를 꼽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 세 가지 가치는 비단 정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를 초월하여 어느 조직이든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특히 우리 사회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장기요양기관에 깊이 접목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요양기관은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고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적정 타이밍의 미학 - 속도
흔히 속도라고 하면 무작정 빠름을 연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장기요양기관에서 말하는 속도는 과속이나 지나친 서두름이 아닌, 바로 ‘적정한 타이밍’의 미학을 의미합니다. 이는 위기를 예방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시에 취함으로써 어르신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낙상 예방을 위해 전문 침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을 때, 월초에 계획되었던 교체가 여러 이유로 월말에 이루어졌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한 어르신이 낙상으로 골절 후 안타깝게도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는 단순히 지연된 업무를 넘어 한 생명을 살릴 수도 있었던 ‘속도 이슈’가 됩니다. 필요한 물품의 구비, 시설 보수, 인력 충원 등 모든 영역에서 적정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곧 어르신들의 작은 불편함도 놓치지 않고 빠르게 해결하려는 관심과 노력으로 이어지며, 더 나아가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핵심 역량이 됩니다. 장기요양기관의 속도는 곧 어르신의 안전과 직결되는, 생명을 살리는 속도여야 합니다.
기관 운영의 시작이자 종점 - 소통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덕목입니다. 특히 장기요양기관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운영되므로, 소통은 기관 운영의 시작점이자 종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사자와의 소통, 어르신 및 보호자와의 소통,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은 기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먼저, 종사자와의 소통 부재는 심각한 내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고충을 듣지 않고 일방적인 지시만 따른다면, 이는 곧 불만과 갈등으로 이어져 잦은 이직, 각종 신고 등으로 표출될 수 있습니다. 종사자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비로소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다음으로, 어르신 및 보호자와의 소통은 신뢰 구축의 핵심입니다. 어르신의 작은 불편함이나 보호자의 우려를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면, 이는 곧 민원 발생을 넘어 심각한 노인 학대 이슈로까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상담과 면담을 통해 어르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보호자에게는 투명한 정보 제공과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상호 신뢰를 쌓아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와의 소통은 의외의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때때로 지역사회에서 노인복지시설을 혐오시설로 낙인찍거나, 심지어 아동·청소년들의 자원봉사마저 기피 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는 기관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기관은 단순히 서비스 제공을 넘어 ‘지역 속의 기관’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기관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모색해야 합니다. 필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기관이 지역사회에 장학금을 쾌척하는 등 실질적인 기여를 적극 제안합니다. 이는 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서비스 질의 궁극적 지표 - 성과
장기요양기관에서 속도와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성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과는 단순히 운영 효율성을 넘어 서비스 질의 향상을 통한 어르신 삶의 질 증진을 의미합니다.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은 프로그램 기획, 욕구 조사, 급여제공계획 수립 및 사례 관리 역량에서 빛을 발합니다. 어르신의 개별적인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체계적인 사례 관리를 통해 어르신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관 평가 수준을 높이는 핵심적인 성과가 될 것입니다.
간호사의 역할 또한 중요합니다. 어르신의 바이탈 측정, 건강 상담 능력, 그리고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 수준은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를 한 차원 높여줄 것입니다. 질병 예방과 조기 발견은 물론, 만성질환 관리를 통해 어르신들이 보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간호사의 중요한 성과입니다.
그리고 요양보호사의 역할은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습니다. 요양보호사의 친절한 손길, 따뜻한 눈길, 그리고 다정한 말길은 어르신들의 정서 관리에 최고의 점수를 부여합니다. 단순히 신체적인 돌봄을 넘어, 어르신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은 그 어떤 물리적인 서비스보다 값진 성과입니다. 어르신들이 행복감을 느끼고 존중받는다는 인식을 갖게 될 때, 이는 기관의 가장 큰 성과로 기록될 것입니다.
속도와 소통이 엮어내는 성과
이처럼 장기요양기관에서 속도와 소통은 성과로 연결되는 징검다리입니다.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즉 일이 벌어진 뒤에야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속도와, 모든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 소통이 강화될수록 개인의 성과와 기관의 성과는 퇴적되어 발효될 것입니다. 마치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어지는 와인처럼, 누적된 노력과 소통은 기관의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이 모든 노력은 장기요양기관을 설립한 본래의 취지, 즉 어르신들에게 최상의 돌봄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달성하기 위함입니다. 속도, 소통, 성과의 미학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장기요양기관만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빛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