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여 후 부모 부양 소홀"… 구남매 부글부글 소송
  • 전주지법 남원지원, 법정상속인들 청구 기각... 구남매가 졌다

  • 아버지가 아들에게 증여한 토지를 두고, 어머니 부양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나머지 자녀들이 증여 계약을 해제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부양을 조건으로 한 '부담부 증여'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민사1부(재판장 김두일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5일, A씨 등 10명의 원고가 막내아들 K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등기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2024가단10830).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 M씨(이하 '망인')는 당시 아들인 피고 K씨에게 전북 순창군에 있는 19,108㎡ 규모의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를 증여했고, K씨는 같은 해 5월 11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망인은 2013년에 사망했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망인의 배우자인 A씨를 포함한 망인의 나머지 자녀들이다. 이들은 피고 K씨가 증여 이후 어머니 A씨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학대하는 '망은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사건 증여는 K씨가 어머니를 성실히 부양할 것을 조건으로 이루어진 '부담부 증여'였음에도 그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증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고들은 망인의 상속인으로서 망인의 증여자 지위를 승계하여 이 사건 증여 해제권을 행사했으므로, 피고 K씨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토지 지분의 등기를 말소해야 한다고 청구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첫째, 부양의무 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증여 해제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민법 제556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증여 해제 사유는 '증여자'에 대한 부양의무 불이행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K씨의 부양의무 대상은 망인 본인이 아닌 그 배우자인 A씨이므로, 해당 법 조항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설령 망인의 배우자인 A씨가 증여자의 지위를 승계했다 하더라도, 민법 제558조는 이미 이행이 완료된 증여에 대해서는 해제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미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 사건 토지 증여는 이행이 완료된 것으로 보아, 해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둘째, 부담부 증여의 조건 불이행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증여에 부담이 붙어있는지 여부는 그 존재를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법리를 강조하며, 원고들이 주장하는 부양 의무에 관한 별도의 계약서나 처분 문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원고들이 제출한 사실확인서 등은 제3자의 의견이나 견해에 불과하고, 망인과 피고 간의 합의가 있었음을 직접적으로 증명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이 피고 K씨가 사후에 어머니를 성실히 부양해 주기를 기대하고 증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그러한 '내심의 의사'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명시적으로 표시되어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 글쓴날 : [25-08-07 23:36]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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