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노인일수록 인지 검사 점수가 높고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과 베일러대학교 연구팀은 평균 나이 68세의 노인 41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기존 연구 논문 57편을 종합·재분석한 것으로, 지난 4월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를 자주 사용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노인의 경우 치매 등 인지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58% 낮았다. 또한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속도도 평균보다 26%가량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간이 지나도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등이 비교적 잘 유지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아날로그 세대였던 노인들이 세월에 맞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활용하는 과정이 장기적으로 뇌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 참여자 중 일부는 젊은 시절 종이 지도로 길을 찾고, 중년기에는 데스크톱 컴퓨터를 사용했으며, 노년기에 들어서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활용하는 등 세대별로 기술 습득을 이어왔다.

또한 일부 인지 능력이 높은 노인들은 챗GPT 등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여행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신기술 학습 과정이 노인들의 인지 기능 강화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