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원 추락사고, 시설장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 법원, 시설장·간호사·요양보호사 업무상 과실 인정… 간호조무사는 무죄

  • 서울의 한 치매 노인 전문 요양원에서 발생한 환자 추락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시설장과 간호사, 요양보호사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반면, 함께 기소된 간호조무사는 업무 범위에 따른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6단독 이춘근 판사는 2025년 3월 26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요양원 시설장 A 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간호사 B 씨와 요양보호사 D 씨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간호조무사 C 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 조울증 증세와 낙상 위험 고지된 상황

    사건은 2020년 12월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요양원에서 발생했다. 조울증과 정신장애를 앓고 있던 피해자 G(65세) 씨는 요양등급 4급으로 요양원에 입소했다. 피해자의 보호자는 입소 당시 요양원 측에 "피해자가 밤새 돌아다니고 낙상 우려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렸다.

    사고 당일 새벽, 피해자는 이미 3층 거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소란을 피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요양원은 3층 거실 밖이 바로 계단과 연결되고, 2층 계단 부근에는 높이 55cm의 담장이 있었는데, 그 담장 밖은 485cm 높이의 축대로 이어지는 위험한 구조였다.

    법원,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인정

    재판부는 시설장 A 씨가 환자의 안전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간호사 B 씨와 요양보호사 D 씨는 피해자의 상태를 인수인계받아 특별히 주의 깊게 돌봐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가 새벽에 이미 탈출 시도를 했다는 사실을 시설장과 간호사, 요양보호사 모두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거실 문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피해자의 동태를 더욱 면밀히 관찰했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러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자가 거실 문을 열고 나가 담장을 넘어 485c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중증 뇌손상으로 인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간호조무사 C 씨, 무죄 선고

    한편, 재판부는 간호조무사 C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C 씨는 요양원 전체 입소자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의사의 지시를 수행하는 등 간호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았을 뿐, 3층 입소자들에게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직접적인 업무상 주의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시설장이나 간호사로부터 피해자를 특별히 감시하라는 지시를 받은 증거도 없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피해자가 뇌손상으로 사망에 이르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음에도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질책하면서도, "피해자의 조울증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들의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 글쓴날 : [25-08-13 00:28]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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