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을 이겨낸 사과나무 위에 핀 기적
  • 청송 가람실농원서 ‘우담바라’ 관측
  • 가람실농원에서 딴 사과에 우담바라로 불리는 미세한 꽃 구조물이 있다
    가람실농원에서 딴 사과에 ‘우담바라’로 불리는 미세한 꽃 구조물이 있다

    경북 청송의 가람실농원에서 신비로운 광경이 포착됐다. 지난달 31일, 산불 피해를 극복한 사과밭의 나뭇가지 위에서 ‘우담바라’로 불리는 미세한 꽃 구조물이 발견된 것이다. 마을 주민들과 농장 관계자들은 “불탄 언덕과 검게 그을린 나무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나무 위에 핀 이 작고 신비한 생명체가 마치 기적처럼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우담바라는 불교 전설에 등장하는 전설의 꽃으로, 일반적으로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고 섬세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희귀하게 나타나는 이 꽃은 ‘희망’, ‘영적인 깨달음’, ‘기적’을 상징하며, 그 자체로 영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 전해지는 설화에 따르면 우담바라는 세상에 큰 스승이 등장할 때 핀다고 전해진다.

    이번에 우담바라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발견된 청송 가람실농원은 지난 봄 대형 산불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역 중 하나다. 여러 채의 주택이 소실되고, 밭과 과수원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지만, 가람실농원의 일부 사과밭은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이후 마을 주민들과 장기요양 종사자들은 해당 농장에서 사과 수확 체험과 농촌 봉사활동을 이어오며 회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장연소속 회원들이 사과따기 농촌활동을 진행중에 있다
    한장연소속 회원들이 사과따기 농촌활동을 진행중에 있다.
    특히 이번 우담바라 발견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이 지역의 재난 극복 과정에 깊은 상징성을 더해주고 있다. 일부 방문객들은 “사라진 것들 속에서 피어난 생명의 기운이 다시금 우리를 위로한다”며, “잿더미 위에서 핀 사과, 그 위에 피어난 우담바라는 그 자체로 회복과 치유의 메시지를 던진다”고 전했다.

    가람실농원의 한 관계자는 “이 나무는 산불 당시에도 불길을 견뎌낸 생존목이다. 올해 사과가 유난히 붉게 익더니 그 위에 저렇게 미세한 생명 구조가 돋아났다”며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담바라는 단순히 보기 드문 꽃이 아니라, 마음속 상처를 보듬고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의지와 맞닿아 있는 존재로 여겨진다. 이번 청송에서의 발견이 과학적 사실이든, 신화적 상징이든, 그것이 전하는 의미만큼은 분명하다. 바로, 절망 끝에서도 생명은 다시 피어난다는 것이다.


  • 글쓴날 : [25-11-05 00:37]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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