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보공단 '특사경' 시대 개막, 장기요양기관 부정수급도 사정권
  • 2027년 출범 가시화… 부당청구·허위청구 강력 수사 예고
  •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숙원 사업으로 추진해온 특별사법경찰권(이하 특사경) 도입이 이재명 대통령의 전격 지원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고 40~50명의 전담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2027년 1월 특사경 조직 출범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사경은 '사무장 병원'으로 대표되는 의료기관 불법 개설뿐만 아니라, 건보공단이 관할하는 장기요양기관의 부정수급(부당청구, 허위청구)까지 수사 범위에 포함된다. 그동안 행정조사에 그쳤던 건보공단이 압수수색과 강제수사권을 갖게 되면서, 장기요양 현장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대통령 직접 나서 인력 지원 약속
    이재명 대통령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가짜 환자와 허위 진료를 잡아내려면 몇 명이 필요한가"라고 물었고, 이사장이 "40여 명"이라고 답하자 즉각 비서실장에게 40~50명 지원을 지시했다. 이는 단순한 조직 확대가 아니라,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건보공단은 이에 발맞춰 2026년 2월 임시국회에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특사경법) 개정을 추진하고, 급여상임이사를 단장으로 하는 전사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독립적인 수사 조직과 전산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병원·약국과는 다른 차원… 장기요양은 '부정수급' 초점

    흔히 특사경 하면 '사무장 병원'이나 '사무장 약국'같은 의료기관의 면허대여 범죄를 떠올리기 쉽다. 의료법상 병원과 약국은 면허를 가진 의사나 약사만 개설할 수 있으며, 무자격자가 면허를 빌려 개설하는 것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다.

    그러나 장기요양기관은 의료기관과 달리 면허대여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장기요양기관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누구나 지정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원처럼 '불법 개설' 자체를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건보공단이 지급하는 장기요양급여비용의 부정수급을 수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건보공단 특사경이 장기요양 분야에서 집중 수사할 대상은 인력 허위 등록, 서비스 미제공 후 청구, 허위 기록 작성, 수급자 유인, 조직적 부당청구 등 급여 관련 부정행위다. 이는 건보공단이 관할하는 급여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의료법 위반과는 성격이 다르다.

    특사경 수사 대상 범죄와 처벌

    건보공단 특사경이 장기요양 분야에서 수사하게 될 주요 범죄와 처벌 수위는 다음과 같다.

    우선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청구하거나, 인력을 허위로 등록해 급여를 받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또 사기죄와 횡령죄로도 의율 받을 수 있다. 허위 서비스 제공 기록을 작성해 급여를 청구한 경우 형법상 사기죄로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수급자를 방문하지 않았는데 방문한 것처럼 기록하고 청구하는 행위 등이 해당된다. 기관 운영비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사적으로 유용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나아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위반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인력 배치 기준을 위반하거나, 수급자를 부당하게 유인하는 행위는 기관 지정 취소, 급여비용 환수,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과 함께 형사 처벌이 병과될 수 있다.

    기존에는 경찰에 고발해도 수사 기간이 평균 1년 이상 소요되고 전문성이 떨어져 입건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특사경이 도입되면 건보공단의 방대한 EDI 데이터와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정밀한 수사가 가능해진다.

    장기요양기관, 무엇을 더 주의해야 하나

    특사경 시대를 앞두고 장기요양기관이 반드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력 배치 기준을 100% 준수해야 한다. NFC 태그나 출퇴근 기록 시스템과 실제 근무가 완전히 일치해야 한다. 종사자가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는데 근무한 것처럼 기록하면 인력 허위 등록으로 간주되어 부정수급의 핵심 증거가 된다. 대체인력 투입 시 즉시 신고하고, 겸직 종사자의 타 기관 근무시간과 겹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근무시간표와 실제 근무 일치 여부를 월 1회 자체 점검하는 것이 필수다.

    둘째, 부당청구를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청구하는 행위는 절대 금지다. 수급자에게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증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하며, 수급자 본인이 직접 서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대필 서명이나 일괄 서명은 허위 기록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서비스 제공 기록지 작성 시 CCTV 영상을 백업하고, 연차나 병가를 사용한 날은 급여 청구를 누락해야 한다.

    셋째,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법인 자금과 개인 자금을 완전히 분리하고, 인건비 지급 시 급여대장과 통장 내역이 일치해야 한다. 모든 운영비 지출 시 세금계산서나 현금영수증을 받아야 하며, 부가세 신고와 원천징수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불투명한 자금 흐름은 급여비용의 부정 사용 의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수급자 유인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금품 제공, 교통비 지원, 타 기관 이용자 유인, 허위·과대 광고, 중개 브로커를 통한 수급자 모집 등은 모두 불법이다. 이러한 행위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해치고 급여 재정을 낭비하는 행위로 간주되어 강력한 처벌 대상이 된다.

    다섯째, 디지털 증거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CCTV 영상은 최소 60일 이상 보관하고, 전산 기록(EDI, 급여청구 내역)을 정기적으로 백업해야 한다. 특사경 수사 시 이러한 디지털 증거가 결정적 자료가 되므로, 평소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 업무 지시 기록도 보관하고, 회계 프로그램 데이터를 백업해야 한다.

    여섯째, 내부 점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월 1회 자체 점검 체크리스트를 운영하고, 종사자 대상 정기 법정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시정하고 기록을 남겨야 한다. 필요시 외부 회계감사나 법률 자문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곱째, 조직적 부정청구를 절대 금해야 한다. 여러 기관을 운영하면서 조직적으로 부정청구를 하거나, 직원들에게 허위 기록을 지시하는 행위는 특사경의 최우선 수사 대상이 된다. 이러한 경우 단순 과실이 아닌 고의적 범죄로 간주되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투명성이 생존의 조건

    특사경 도입은 성실하게 기관을 운영해온 대다수 원장에게는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드는 기회다. 부정수급으로 불공정한 이익을 취하던 일부 기관이 퇴출되면,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서비스 품질도 향상될 것이다.

    반면 관리가 허술하거나 부정수급을 일삼던 기관에는 형사 처벌이라는 강력한 위기가 될 수 있다. 징역형을 받으면 기관 지정이 취소되고, 급여비용 환수와 과징금 부과는 물론 결격 사유가 발생해 향후 재진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각 기관은 특사경 출범 전까지 자체적으로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필요시 법률 자문이나 컨설팅을 의뢰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사경 시대는 급여 관리의 투명성이 곧 생존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장기요양 현장에 가져올 것이다.


  • 글쓴날 : [26-01-26 00:34]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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