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025년 10월 16일, 주야간보호기관의 급식 위탁에 따른 조리원 배치 의무 면제 기준을 명확히 한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 결정 취소 소송(2024두46361) 상고심에서 나온 것으로, 급식 위탁 시 조리원 배치 예외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조리원을 상시 배치한 것과 규범적·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의 급식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건 개요 및 쟁점
원고는 울산에서 주야간보호센터(이하 ‘이 사건 요양기관’)를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피고)은 2022년 7월 현지조사 결과, 이 사건 요양기관이 조리원을 배치하지 않고 급식위탁업체로부터 반찬과 국만 공급받으며, 보조원(운전사)이 밥을 짓는 등 급식 관련 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일요일에는 위탁 없이 자체적으로 식사를 마련해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공단은 조리원 및 보조원 관련 인력배치기준 위반 등을 이유로 장기요양급여비용 약 6억 원의 환수 처분을 내렸다.
쟁점은 이 사건 요양기관이 일부 급식만 위탁하고 나머지는 자체 해결하는 방식이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상 조리원 배치 의무가 면제되는 ‘급식 위탁’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먼저 주야간보호기관이 조리원 배치 예외 규정을 적용받기 위한 기준을 제시했다. 단순히 급식 업무를 전부 위탁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조리원을 상시 배치하여 급식을 제공하는 것과 규범적·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급식이 제공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리원 외 다른 직원이 급식 업무를 수행하여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는지, 식사의 질과 위생 상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입법 목적 및 인력배치기준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요일 급식 자체 제공에 대한 판단
대법원은 이 사건 요양기관이 일요일 점심 식사를 자체적으로 해결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리원 관련 인력배치기준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관련 고시에 따르면 조리원이 부재하는 예외적인 경우 다른 직원이 업무 일부를 수행할 수 있고, 공휴일인 일요일에는 월 기준 근무시간 산정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는 원심 판단과 동일하다.
보조원이 밥 짓기 등 급식 업무 수행한 부분에 대한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보조원(운전사)이 밥 짓기 등 급식 관련 업무를 수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리원 배치 기준 위반으로 판단했다. 원심은 해당 직원이 급식 업무를 전담했고 양질의 식사가 제공되었다는 이유로 문제 삼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인력배치기준 및 예외 규정의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조리원이 아닌 직원이 급식 업무를 사실상 수행하고 나머지 부분만 위탁한 경우, 조리원을 상시 배치한 것과 동등한 수준의 급식 제공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는 각 직종의 종사자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여 장기요양서비스 품질을 높이려는 인력배치기준의 취지에 어긋나며, 실제 수행한 업무를 기준으로 인력배치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제도 악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론 및 파기 환송
대법원은 원고가 문제 되는 기간 동안 조리원 관련 인력배치기준 및 인력추가배치 가산 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국민건강보험공단)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주야간보호기관의 급식 위탁 시 조리원 배치 의무 면제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고 인력배치기준의 취지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