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결이야기] 병원 조리실 빌려 쓰고 가짜 연차까지’... 요양원 대표, 집행유예
  • 법원 “장기요양보험 근간 훼손하는 사회적 폐해 커... 엄벌 필요”

  • 자신이 운영하는 요양병원 시설을 편법으로 이용하고, 소속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허위로 부풀려 수천만 원의 국가 보조금을 타낸 요양원 대표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형사단독(판사 박기주)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창원시 의창구 소재 ‘C 요양센터’ 대표 A씨에게 25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리원은 옆 병원에서 근무, 서류는 ‘요양원 근무’로 둔갑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요양센터 소속 조리원들이 센터 내 신고된 조리실이 아닌, 인근 자신이 운영하는 요양병원 조리실에서 근무했음에도 마치 센터에서 정상 근무한 것처럼 속여 ‘인력 추가 배치 가산금’을 청구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종사자는 반드시 신고된 해당 기관 내에서 근무해야 급여 비용을 가산 받을 수 있다. 하지만 A씨는 개원 초기부터 입소자 규모에 맞는 조리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병원 시설을 공유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발생하지도 않은 ‘가짜 연차’로 근무 시간 조작 

    A씨의 부정수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입사한 지 한 달도 안 된 간호조무사와 사회복지사 등이 연차 휴가를 사용한 것처럼 꾸며 근무 시간을 조작했다. 현행법상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 휴가만 근무 시간으로 인정되는데, 발생하지도 않은 휴가를 앞당겨 쓴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총 8회에 걸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약 9,430만 원 상당의 보조금을 부정하게 지급받아 편취했다.

    법원 “불가피한 조치였다” 피고인 주장 일축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조리실 하자 보수로 인한 한시적 조치였으며, 연차는 앞당겨 쓴 것에 불과해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직원들이 개원 초기부터 조리 시설이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행정소송에서도 이미 동일한 사유로 패소한 점 △부정수급 규모가 크고 장기간 반복된 점을 근거로 A씨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았다.

    박기주 판사는 양형 이유를 통해 “장기요양보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행위로 사회적 폐해가 크다”고 지적하며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변명으로 일관하며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재판부는 “부정수급액을 전액 반환했고 동종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 글쓴날 : [26-02-10 01:15]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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