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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부민노인복지센터 문은주 대표 |
선생님,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침 일찍 댁에서 나오셔서 어르신 댁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 신발을 벗고 들어서며 "어르신, 저 왔어요" 하고 부르는 그 인사 한 마디까지. 저는 그 모습을 늘 마음에 품고 일합니다.
오늘은 제가 선생님들께 꼭 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눠보려 합니다. 교육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함께해 온 동료로서 드리는 진심 어린 당부입니다.
선생님은 '전문 직업인'입니다
가끔 선생님들이 이런 말씀을 하세요. "저는 그냥 어르신 돌봐드리는 거잖아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마음이 짠해집니다. '그냥'이 아닙니다. 선생님은 국가가 인정한 자격증을 가진 전문 돌봄 직업인입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일을 한번 가만히 들여다봐 주세요.
세면·목욕·식사·이동·배설 — 이 모든 신체활동 지원은 어르신의 건강과 위생을 지키는 전문 업무입니다. 청소·세탁·식사 준비 같은 가사활동 지원은 어르신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사실 수 있도록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정서 지원 — 그냥 말벗이 되어 드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이 어르신에게는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창구일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역할은 어느 하나도 가볍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작은 행동 하나가 어르신의 안전과 존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이 일은 책임이 따르는 전문 직무입니다. 부디 그 자부심을 꼭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르신의 '등급'을 알아야 진짜 돌봄이 됩니다
선생님들이 만나시는 어르신들은 저마다 다른 '장기요양등급'을 받으신 분들입니다. 이 등급을 잘 아셔야 선생님도, 어르신도 서로 안전합니다.
간단하게 정리해 드릴게요.
1~2등급 어르신은 주로 침대에 누워 계시거나 거동이 거의 불가능하신 분들입니다. 모든 일상에서 전적인 도움이 필요하시죠.
3~4등급 어르신은 지팡이 등을 이용해 실내에서 움직이실 수는 있지만, 일상생활의 여러 부분에서 부분적인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입니다.
5등급은 치매로 인해 인지 기능이 저하된 어르신들입니다. 이 어르신들을 방문요양으로 담당하시려면 반드시 치매전문교육을 이수하셔야 합니다. 꼭 기억해 주세요.
인지지원등급은 경증 치매 등 인지 저하가 있는 분들로, 방문요양이 아닌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하시는 분들입니다.
담당 어르신의 등급과 서비스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등급에 따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시간이 달라집니다. 이걸 모르고 서비스를 제공하시다가 나중에 억울한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있거든요.
기술보다 먼저인 것, 마음
오랜 현장 경험에서 제가 분명히 느낀 게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기억하시는 요양보호사 선생님은 '일을 잘했던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따뜻했던 사람'입니다. 아무리 손이 빠르고 능숙해도, 마음 없이 하는 돌봄은 어르신들이 금방 느끼십니다. 반대로 조금 서툴러도 진심을 다하면 어르신은 그 마음을 알아봐 주십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들께 세 가지 마음가짐을 늘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는 '존중'입니다. 어르신은 수십 년의 치열한 삶을 살아오신 우리의 인생 선배님입니다. 지금 몸이 불편하시고, 때로는 말씀이 느리시고, 때로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셔도 — 그분의 삶 전체를 깊이 존중해 주세요. 그 마음이 태도에서 묻어납니다.
두 번째는 '공감'입니다. 잠깐 생각해 보세요. '내가 저 몸 상태라면 얼마나 답답할까, 얼마나 부끄러울까.' 그 한 생각이 선생님의 손길을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 줍니다.
세 번째는 '전문성'입니다. 나는 국가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라는 자부심, 절대 잃지 마세요. 그 자부심이 태도를 만들고, 그 태도가 서비스의 질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 질이 곧 어르신의 삶의 질입니다.
선생님, 나를 지켜야 어르신도 지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게 제가 가장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선생님은 봉사자가 아닙니다. 당당한 전문 직업인입니다.
혹시 어르신이나 가족분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셨나요? 신체적이든 언어적이든 폭력을 당하셨다면, 절대 그냥 참지 마세요. 즉시 자리를 피하시고 저한테 알려 주세요.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닙니다.
업무 범위를 훌쩍 벗어난 무리한 요구를 받으셨나요?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하실 권리가 있습니다. 그 거절이 잘못된 게 아닙니다.
일하시다 몸에 이상이 생기셨나요? 아주 작은 부상이라도 절대 혼자 감추지 마세요. 즉시 저한테 알려 주세요. 그래야 선생님도 보호받고, 저도 선생님을 제대로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힘드실 때도요. 어르신이 갑자기 화를 내셔서 속상하셨을 때, 가족과 마찰이 있으셨을 때,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연락 주세요. 저와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선생님이 든든해야 어르신도 든든합니다.
선생님, 오늘도 어르신 곁에서 최선을 다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압니다. 몸도 마음도 지치는 날이 있다는 것도요. 그럼에도 선생님이 어르신의 하루를 지켜 주고 계신다는 사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저는 늘 마음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요.
편집자 주: 본 칼럼은 실제 재가장기요양기관 운영 현장에서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께 전달되는 내용을 바탕으로, 시설장의 시각에서 재구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