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양 현장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침대 옆에 서 있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모터 소리를 내는 이승 보조 로봇이고, 어르신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이 직원의 눈이 아니라 AI 센서다.
국제기구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2040년까지 272만 명의 개호 인력이 필요하지만, 현재도 이미 심각한 인력 부족 상태다. 노동 강도는 높고 처우는 상대적으로 낮아 젊은 층의 개호 현장 진입이 줄고 있는 반면, 돌봄이 필요한 초고령자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선택 — 기술에 베팅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6년도 예산에서 요양 시설 개호 기술 도입 지원 사업에 97억 엔(약 897억 원)을 편성했다. 이승 보조 로봇, AI 낙상 감지 센서, 스마트 기저귀(배설 감지 센서), 커뮤니케이션 로봇 등 다양한 기기들이 현장에 보급되고 있다. 로봇을 도입한 시설에는 더 높은 지원금을 주고, 인력 기준 일부를 완화해 인건비 부담도 줄여주는 방식이다.
"그래도 로봇은 기저귀를 갈 수 없다"
그러나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경고도 거세다. 현장 종사자들은 "로봇은 어르신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줄 수 없고, 눈빛을 읽을 수 없으며, 기저귀 교체처럼 세심한 신체 접촉이 필요한 업무는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수" 라고 강조한다. 기술은 돌봄 노동자의 피로를 낮추는 훌륭한 보조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인간 돌봄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장의 일치된 목소리다.
한국, 지금 준비해야 할 것
한국도 2042년까지 돌봄 인력 155만 명 부족이 예측된다. 일본의 스마트 케어 실험은 단순한 첨단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인력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요양기관 운영자들은 지금부터 기술 도입의 효과와 한계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사람 중심 돌봄의 본질을 지키면서 기술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