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감염병관리지원단과 서산시보건소 등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산시 내 노인요양시설의 상당수가 호흡기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한 적정 환기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서산시 소재 노인요양시설 23개소와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4개소를 대상으로 실제 환기량을 측정하고 감염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다. 이 내용은 질병관리청 공식 학술지 PHWR에 최근 게재됐다.
자연환기 중심의 현행 관리 방식 감염병 차단에 한계
조사 결과 대상 시설의 88.9퍼센트가 자연환기 시 시간당 환기 횟수(ACH) 2회 미만을 기록했다. 이는 의료기관 입원실 권고 기준인 2회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재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요구하는 일 3회, 회당 10분 이상의 자연환기 수칙은 대부분 준수되고 있었으나 실제 공기 교환을 확보하기에는 역부족임이 정량적으로 확인됐다. 창문 크기와 외부 풍속 등 환경 요인에 의존하는 자연환기만으로는 밀폐된 시설 내 바이러스 농도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기계환기 설비 가동 시 예상 감염 위험도 대폭 하락
기계환기 설비를 자연환기와 병행할 경우 감염 위험도는 확연히 낮아졌다. 기계환기를 함께 가동했을 때 예상 감염 위험도는 자연환기 단독 시행 시보다 평균 11.4퍼센트 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전열교환기 등 기계설비를 최대 강도로 운전할 경우 감염 위험도는 평균 33.8퍼센트 포인트, 시설에 따라 최대 45.5퍼센트 포인트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열교환기가 설치된 시설 중에서도 필요 환기량에 비해 설비 용량이 부족하거나 소음 등의 이유로 약하게 운전하는 사례가 많아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장기요양기관 평가 지표 개선 및 정책적 지원 필요
연구팀은 장기요양기관 평가 지표에 단순 행위 중심의 수칙 대신 시간당 환기 횟수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기계환기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환기 방식에 따른 등급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자체 차원에서는 정기적인 환기량 실측과 모니터링을 제도화하고 노후 설비 교체를 위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 시설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기계환기 설비의 적정 운전법 교육도 감염 취약 시설의 안전을 지키는 핵심 요소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