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은 노인복지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원 대표 A씨와 시설장 B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3년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항소를 기각했으며 이로써 무죄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사건은 지난 2019년 10월 당뇨와 치매 병력이 있는 입소자 E씨가 아침 식사 시간이 지나도 기상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시설장 B씨와 직원들은 E씨가 단순히 잠을 자는 것으로 생각하여 약 4시간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후 오전 11시경 혈당 수치를 확인하여 저혈당 증세를 인지하고 포도당 투약 후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E씨는 두 달 뒤 패혈증 등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시설 측이 입소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지 않고 방치했다며 기소했다.
요양원의 의료적 한계와 비의료인 수준의 주의의무 인정
재판부는 요양원이 의료법상 의료기관인 요양병원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요양 시설의 업무는 입소자의 건강관리 협조와 신변 이상 시 보호자 연락 등에 한정되며 의사와 같은 전문적인 의료 판단 능력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보호자가 입소 당시 당뇨 병력은 알렸으나 과거 저혈당 쇼크 이력이나 주기적인 혈당 체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고 사건 발생 전까지 활력징후가 정상이었다는 점도 무죄의 근거가 됐다.
저혈당 쇼크의 특수성과 시설 측 응급조치의 적정성
전문 의료인조차 혈당계 없이는 저혈당 쇼크를 즉각 파악하기 어렵고 노인 당뇨 환자는 의식을 잃은 상태가 자는 것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료 전문가의 의견도 수용됐다. 따라서 직원이 아침 식사 시간에 강제로 깨우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방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의료 감정 결과에서도 저혈당 쇼크와 직접적인 사인인 패혈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소견이 나왔다.
항소심 기각으로 확정된 무죄 판결과 현장에 남긴 시사점
이번 판결을 통해 요양 시설 현장에서는 입소 상담 시 보호자가 고지하지 않은 병력이라도 당뇨 환자의 경우 저혈당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과거 병력을 더욱 세밀하게 확인하여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평소 근무 매뉴얼을 작성하고 입소자 상태 확인 절차를 시스템화하는 것이 법적 위험으로부터 시설을 보호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상 징후 발견 시 지체 없는 조치와 신고 절차가 이루어지도록 상시적인 교육과 대응 체계를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