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빚 갚으려 뺀 돈이 월급입니까?"... 장기요양기관 '기타전출금 과세' 폭탄에 현장 발칵
  • 2025년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및 예규 추가로 '기타전출금 = 근로소득' 공식화
  • 24년도 국세청 안내자료에는 기타전출금 관련 안내가 없다
    24년도 국세청 안내자료에는 기타전출금 관련 안내가 없다.

    전국 민간 장기요양기관 운영자들이 '세금 공포'에 휩싸였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비과세 또는 시설 운영의 연장선으로 여겨졌던 '기타전출금'에 대해 국세청이 2025년 연말정산 안내를 통해 명확한 '근로소득'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 제38조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민간 시설 대표자들의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 "예규 하나로 날아든 억대 고지서"

    최근 배포된 '2025년 연말정산 안내' 자료에 따르면, "장기요양기관의 대표자가 인출하는 기타전출금은 근로소득에 해당함(기획재정부 소득세제과-236, 2022.05.24.)"이라는 예규가 명시되었다. 2024년까지는 현장에서 해석이 분분했으나, 2025년 시행령 개정과 함께 이를 '근로소득'으로 못 박은 셈이다.

    25년도 국세청 안내자료에 기타전출금 관련 안내가 제시되어 있다
    25년도 국세청 안내자료에 기타전출금 관련 안내가 제시되어 있다.
    문제는 민간 요양원 상당수가 설립 당시 토지 및 건물 가액의 최대 80%  범위내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원리금 상환을 위해 시설 운영비에서 '기타전출금' 명목으로 자금을 인출해 왔는데, 국가가 이를 전액 '대표자의 급여'로 간주하면서 사달이 났다.

    ▲ 시행령 개정으로 과세망 강화

    2025년 2월 28일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 제38조는 근로소득의 범위를 대폭 구체화하여 과세 사각지대를 좁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임원 등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거나 이를 위한 지원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근로소득으로 명시한 제3항과 제4항의 신설은 장기요양기관 현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시설 운영의 연장선으로 인식되어 온 기타전출금을 '시설이 대표자 개인의 부채 상환 등을 위해 제공한 경제적 이득'으로 간주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지침 수준에 머물던 과세 원칙을 실질적인 법령의 영역으로 끌어올려 과세 당국의 '그물망식 과세'를 뒷받침하는 핵심 조항이 되었다는 평가다.

    ▲ 대출 갚는 돈에 45% 세율... "이게 배당이지 왜 근로소득인가"

    현장의 반발은 거세다. 경기도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는 A 대표는 "지난 1년간 대출 상환을 위해 인출한 기타전출금이 4억 원인데, 이를 근로소득으로 잡으면 소득세만 1억 5천만 원이 넘는다"며 "은행에 빚 갚기도 벅찬데 국가가 앉아서 절반을 떼가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현행법상 장기요양사업 자체는 비과세 사업이다. 그러나 정부는 대표자가 가져가는 돈에 대해서는 '사업소득'이 아닌 '근로소득' 잣대를 들이댔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민간의 자본 투입과 그에 따른 위험 부담을 인정하지 않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투입된 자본을 회수하는 과정(부채 상환)을 노동의 대가인 '급여'로 보는 것이 법률적으로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 협회 단결로 극복 소원... 법적 구제 가능할까?

    소득세법 시행령 제38조(근로소득의 범위)가 사실상 매년 개정(27회 개정)되며 그물망을 촘촘히 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는 민간 장기요양기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특히 '비상임 대표자'로 등록하고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에도 거액의 근로소득이 포착되면 '가공 인건비' 논란이나 '증여세' 부과 등 추가적인 세무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장기요양 관련 협회들은 이번 사태를 엄중히 보고 회원 보호를 위한 집단 대응을 준비 중이다. 한 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제도적 미비점을 운영자의 세금으로 메우려 하고 있다"며 "협회 간 단결을 통해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 등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해 회원들의 소중한 재산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비과세가 최선이지만, 이제는 정교한 절세 전략이 차선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앞두고 요양업계에 불어 닥친 '세풍(稅風)'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글쓴날 : [26-03-14 12:57]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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