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임이가 희임이에게...사랑한다, 잘 버텼다
  • 효자의집 어르신 자서전 출판 기념식 성료

  • 전희임 어르신이 스스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며 위로하는 내용을 AI로 표현했다
    전희임 어르신이 스스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며 위로하는 내용을 AI로 표현했다

    다음은 충남 천안 소재 효자의집(원장 김동욱)에서 생활하시는 전희임 어르신이 준해주신 글입니다. 효자의집은 지난 13일 어르신 자서전 출판 기념식 「새록기록 제작소」에서 발표된  내용입니다. 

    가끔은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지금의 내가, 풍세에서 뛰놀던 열 살짜리 나에게, 아니면 산골 시집에 막 들어와 밤마다 울던 스무 살짜리 나에게, 한 번이라도 말을 걸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줄까. 아마 이렇게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희임아, 너 참 잘하고 있다. 지금은 네가 많이 부족해 보이고, 세상도 너무 무섭고, 내일이 안 보이는 것 같겠지만, 그래도 너는 매일 일어나서 밥을 짓고, 일을 하고, 사람들을 챙기고 있다. 그게 이미 대단한 거다.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된다. 

    그렇다고 해서 네가 약해지는 건 아니다. 다만 울고 나서 다시 일어나면 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너 자신을 너무 함부로 말하지 마라. ‘나는 별것 아니다’, ‘나는 못 배웠다’ 그런 말은 조금만 줄여라. 너는 너만의 몫을 잘해내고 있는 사람이다.”

    젊은 시절의 나는, 늘 스스로를 낮추는 말만 했다. “나는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다”, “나는 그저 시골 아낙이다” 같은 말들을 스스럼없이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참 강한 사람 이었다. 전쟁통에도 가족을 챙겼고, 산골에서도 일손을 놓지 않았고, 아이들을 굶기지 않으려고 열무를 묶어 장에 내다 팔았고, 독사에 물려도 다시 일어났다. 그런 사람에게 “별것 아니야”라고 말하는 건, 너무한 일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내 젊은 날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때 널 더 사랑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좀 더 다독여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도 너 덕분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정말 수고했다.” 이 말은, 동시에 지금의 나에게도 건네는 말이다. 

    나이 들었다고 해서, 더 이상 스스로를 칭찬하면 안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 나이엔, 내 자신에게 “수고했다, 잘 버텼다”라는 말을 더 자주 해줘야 한다.



  • 글쓴날 : [26-03-18 23:26]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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