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보호사 학대 인정되나 사망 인과관계 부정… 법원, 위자료 2500만 원 선고
  • 요양원 입소자 폭행 및 방임한 요양보호사·운영 법인 등에 공동책임 인정

  •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에게 학대를 당한 뒤 사망한 입소자의 유족이 요양보호사와 운영 법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위자료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요양보호사의 학대 행위와 입소자의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 단독(판사 신성욱)은 망인 F씨의 자녀이자 유일한 상속인인 원고 A씨가 사회적협동조합 B(이하 B 조합), 요양원장 C씨, 요양보호사 D씨, E 주식회사(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5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배변 유도 중 폭행 및 방임… 요양보호사 징역형 확정

    기초사실에 따르면, 망인 F씨는 2022년 9월 서울 **구 소재 H요양원에 입소했다. 2024년 1월 12일 저녁식사 후 F씨에게 청색증이 발생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치료 중 같은 달 16일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망인을 담당했던 요양보호사 D씨는 노인복지시설 종사자임에도 망인을 폭행하고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한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D씨는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확정되었다.

    유족 "학대로 인한 사망" 주장… 법원 "인과관계 부족"

    원고 A씨는 D씨가 망인의 머리를 때리고 식사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음식을 급하게 먹게 했으며, 양치질 중 칫솔을 욱여넣는 등 학대행위를 하여 망인이 구토하고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D씨와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원장 C씨, 운영 법인 B 조합, 보험사인 피고 E사가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약 1억 6천만 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D씨의 학대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망인이 저녁식사와 양치질을 마칠 때까지 별다른 특이증상이 없다가, 이후 스스로 빨대로 물을 마시던 중 갑자기 이상증상을 보인 점에 주목했다. 이는 물이 기도로 넘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제공된 식사의 양이 과다했다거나 섭취 속도가 현저히 빨랐다는 사정을 확인할 수 없고, D씨가 이상증상 발생 직후 하임리히법 등 응급조치를 실시하고 의료진을 호출하여 119에 신고한 점 등은 적절한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대행위 자체에 대한 위자료는 인정… 법인·원장·보험사 공동책임

    재판부는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부정하면서도, D씨가 망인에게 행한 학대행위에 대한 위자료 지급 주장은 받아들였다. D씨가 망인에게 학대행위를 했음은 명백하므로, 그에 대한 위자료로 망인에 대해 2,000만 원, 원고(자녀)에 대해 500만 원을 책정했다. 원고가 망인의 위자료를 상속받음에 따라 총 2,500만 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했다.

    B 조합과 원장 C씨에 대해서는 D씨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책임을 인정하여 D씨와 공동하여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보호·감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사인 피고 E사 역시 요양원과 체결한 시설 및 전문인배상책임보험계약에 따라, 요양원에서 발생한 학대행위로 인해 망인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 보험약관상 피보험자의 범죄행위 면책조항이 있으나, 학대행위를 한 D씨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아니므로 면책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법원은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에게 학대행위로 인한 위자료 2,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며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 글쓴날 : [26-04-05 23:49]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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