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 분석] 노인학대 한 번이면 무조건 ‘강등’?
  • 복지부의 장기요양기관 평가 개선안, ‘억울한 기관’ 양산 논란 여전
  •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보건복지부 해명사항이미지나노바나나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보건복지부 해명사항(이미지=나노바나나)

    보건복지부가 노인학대 판정을 받은 장기요양기관에 대해 평가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가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14일  밝혔다. 이는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언론보도를 통해 노인학대 시설이 최우수(A) 등급을 받는 등 장기요양기관 평가 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대응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학대 판정만으로 무조건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은 사법부의 판단과 배치될 수 있으며, 억울한 기관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14일 설명자료를 통해 “노인복지제도 관리 및 운영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4월 13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건보공단, 노인학대 시설에 ‘최우수’… 몸 불편한 보호사 수두룩> 기사에 대한 해명이다. 해당 기사는 노인학대 판정을 받은 장기요양기관이 최우수 등급을 받았고,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요양보호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실태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학대 판정 결과를 기관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미 2025년 12월에 관련 규정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개선된 규정에 따르면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학대 판정을 받은 기관은 평가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하고 가산금 지급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또한 그전에도 노인학대를 사유로 지자체의 최종적인 행정처분을 받은 기관은 평가등급을 최하위로 조정하고 가산금 지급 대상에서도 제외해 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복지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노인학대로 판정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평가등급을 강등하는 방식은 기관 입장에서 억울한 문제를 남긴다는 지적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학대 판정은 행정적 절차에 따른 판단일 뿐, 최종적인 사법적 판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인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학대 사례로 판정을 받았더라도 이후 민사 소송에서 승소하거나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 행정처분 면제 처분을 받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판정서가 그대로 남아 평가등급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기관의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즉, 최종적으로 죄가 없음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단계의 판정만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편 복지부는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요양보호사가 타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26년 4월 국민건강보험공단 부당청구관리시스템(FDS)에 점검 모형을 개발했으며 분기별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요양보호사의 요양서비스 제공 제한 규정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기초연금 대상자 선정 방식이 재산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항에 대해서는, 소득인정액 산정 시 해외금융재산 및 가상자산을 포함할 수 있도록 기초연금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주택·토지 등 기본재산 공제제도에 대한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기요양기관 평가의 공정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여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복지부의 장기요양기관 평가 등급 조정 조치는 노인학대 예방과 수급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법적 판단과의 조화, 억울한 기관 보호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복지부가 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글쓴날 : [26-04-14 16:29]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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