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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는 가상의 장면(출처=AI) |
요양보호사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요양기관 대표가 23년 5월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형사재판에서 근로계약서 미교부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사용자(기관장)가 아닌 검사에게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판결이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요양기관 대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경기도 포천시에서 상시 근로자 30명 규모의 요양기관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요양보호사 D씨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 구성항목과 근로시간 등이 명시된 근로계약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A씨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계약서를 작성하고 즉시 교부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사용자에게 근로계약서 교부 의무가 있다고 해서 형사재판에서 미교부에 관한 증명책임이 사용자에게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유죄 인정을 위해서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범죄를 증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미교부 혐의를 확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계약서 작성 당시 동석했던 직원은 수사기관에서 "D씨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또한 D씨는 "사회복지사 F씨에게 계약서 전달을 요구했으나 F씨가 잊어버렸다"고 주장했으나, F씨는 법정에서 "그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F씨는 당시 모든 문서가 인터넷 드라이브에 저장되어 있어 요청 즉시 파일로도 교부가 가능한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근로계약서에 별도의 '교부 확인' 문구가 부기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미교부 사실을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계약서를 받지 못했다는 요양보호사 D씨의 일방적 진술 외에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다는 점이 무죄 근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