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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해를 가한 요양보호사에게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와의 합의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수원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최근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던 중 피해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해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요양보호사로서 피해자를 돌보고 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피해자가 약을 제대로 먹지 않아 화가 난다는 이유로 상해를 가했다”며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양형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뤄졌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 또한 피고인이 약 5개월간 구금생활을 하며 범행을 반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과 국내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 동기와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원심의 형량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장기요양 현장에서 돌봄 종사자의 보호의무가 얼마나 무거운 책임으로 평가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특히 복약 거부나 돌봄 과정에서의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신체적 위해를 가하는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장기요양 현장에서는 치매나 인지기능 저하 등으로 인해 입소자가 약 복용을 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종사자가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보호자 보고, 간호인력 협조, 의사 상담 등 기관 내 절차에 따라 대응해야 하며, 정기적인 노인학대 예방교육과 감정노동 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병철 변호사는 “입소자의 복약 거부는 돌봄 현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상황이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강압적 대응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기관 차원의 교육과 관리체계를 강화해 유사 사례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