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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 발톱관리 과정(제공=실버풋) |
글. 실버풋 신현주 대표
요양 현장에서 오랫동안 외면받아온 신체 부위가 있다. 바로 발톱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스스로 발톱을 관리하기 어렵고, 내성발톱이나 발톱무좀처럼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요양보호사조차 손을 대기 쉽지 않다. 그 불편함이 쌓이고 쌓여도 별다른 해결책 없이 지나쳐온 것이 요양 현장의 오랜 현실이었다.
어르신 발톱 전문 방문관리 서비스 실버풋(Silver Foot)은 바로 그 공백에서 출발했다. 문제성 발관리 전문 교육을 이수한 검증된 관리사들이 직접 요양 시설과 가정을 방문해 내성발톱, 발톱무좀, 노인성 발톱 질환을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창업 이후 실버풋 관리사들이 현장에서 마주한 것은 보람만이 아니었다. 애환과 분노, 그리고 업계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무거운 이슈들이 있었다.
현장을 바꾸는 작은 손길 — 보람
관리가 끝나고 나면 어르신들이 달라진다. 평소 표현이 어려운 어르신도 "고맙다,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신다. 발톱 통증이 해결되면서 보행 의지가 살아나고, 재활 운동에 활력이 붙은 사례도 있었다. 발 하나가 달라졌을 뿐인데 어르신의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는 장면은, 이 서비스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매번 다시 확인시켜 준다.
보호자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멀리서 부모님을 모시는 자녀들이 "이런 서비스가 있었으면 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안도할 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관리사에게도 위안이 된다. 요양보호사들 역시 "우리가 손대기 어려웠는데 전문가가 해주니 너무 좋다"고 말한다. 행정실에서 "보호자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왔다"는 피드백이 돌아올 때, 이 서비스가 요양 현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수치로 확인하게 된다.
"이 가격에 할 사람 없어요" — 편견이 만든 단절
보람이 있는 만큼, 현장의 애환도 깊다.
실버풋의 서비스는 기존에 없던 개념이다. 요양 시설을 찾아다니며 홍보를 해도 관심 자체를 보이지 않거나, 설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얼마예요?"라는 한마디로 대화가 끊기는 경우가 많다. 전화 상담에서도 "너무 비싸요"라는 말로 문이 닫힌다.
보호자들이 약값 몇천 원에도 민감한 현실, 비교 기준 자체가 없는 서비스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더 씁쓸한 순간은 따로 있다.
"이 가격에 할 사람 없어요."
단호하게 선을 긋던 시설 원장이, 얼마 후 보호자가 개인 신청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보고는 "그 비용을 내고 하네요?"라며 태도가 바뀌어 단체 관리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편견이 만든 단절이었다. 분명 이 서비스를 원하는 보호자는 존재한다. 그 수요를 기관이 먼저 차단하고 있었던 셈이다.
헤어 서비스와 달리 발톱 문제성 관리가 자원봉사로 지속되기 어려운 이유도 분명하다. 어르신 한 분 관리에 약 1시간이 소요되고, 전문 장비를 갖춰야 하며, 내성발톱·발톱무좀·노인성 발톱 질환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는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원봉사로 한 차례 시도된 곳에서도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고 결과에 불안이 생겨 지속되지 못한 사례가 반복됐다. 서비스가 지속되려면 적정한 비용 구조가 유지돼야 한다. 실버풋은 단체 관리에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차가운 욕실 타일 위에서 — 관리사의 현실
현장에서 당혹스러운 요청을 받을 때가 있다.
"먼지가 떨어지니까 욕실에서 관리해 주세요."
어르신 발톱 관리는 휠체어에 앉으신 상태로 진행된다. 관리사는 바닥에 좌식으로 앉아 허리와 목을 숙인 채 약 한 시간을 작업한다. 차가운 타일 바닥의 욕실에서 그 자세를 유지하라는 요청은 정중히 거절할 수밖에 없다. 관리사에게도 인권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작업 과정을 설명드리면 대부분 거실이나 미용실, 상담실 등 적절한 공간으로 안내해 주신다. 악의가 아닌 무지에서 비롯된 요청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설명이 먼저라는 것을 현장은 늘 가르쳐 준다.
전문 공간이 아닌 어르신이 편하신 장소에서 관리하다 보니, 몸을 한쪽으로 틀거나 침상에서 허리를 장시간 숙인 채 작업하는 일이 일상이다. 허리디스크와 목디스크 통증으로 고생하는 관리사들이 적지 않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자신의 건강을 갉아먹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작업 환경에 대한 현장의 이해와 배려가 조금씩 자리잡히길 바란다.
발톱 방치가 400만 원 배상 판결로 — 업계가 주목해야 할 이슈
가장 무거운 이야기를 꺼낼 차례다.
얼마 전, 한 요양원에서 발톱 관리 방치를 이유로 노인학대 소송이 제기되어 400만 원을 배상한 실제 사건이 있었다. 처음부터 발톱무좀이 있었던 어르신이었고, 초기 발견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면역력이 저하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어르신들의 발톱 상태는 쉽게 나빠지지만 좋아지기는 매우 어렵다. 이 자체는 불가항력에 가깝다.
그러나 소송의 핵심은 달랐다. 보호자에게 어르신의 발톱 상태를 중간중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상태를 알고도 방치한 것이 아니라,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발톱 관리에 신경을 쓰는 요양원에서는 보호자에게 발톱 상태를 정기적으로 고지하고, 요양보호사나 간호사도 직접 처치가 어려운 상황임을 투명하게 안내한 뒤 전문가 관리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모두가 바쁘다는 걸 압니다 — 그래서 더 드리는 말씀
행정실도, 요양보호사 선생님들도 하루하루 쉴 틈 없이 바쁘다. 발톱까지 챙길 여유가 없는 현실도 충분히 이해한다. 발톱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보호자에게 비용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것도 모두 공감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짚어두고 싶다. 발톱 문제성 관리는 비급여 항목으로, 최종 선택은 보호자의 몫이다. 요양기관 관계자의 역할은 설득이 아니라 정보 제공이다. 어르신의 발톱 상태를 보호자에게 알리고, 전문 관리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안내하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책임 소재를 피하려다 자체적으로 해결을 시도하다 출혈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더 큰 위험이 된다. 안전하게 전문가를 연결하는 것이 기관도, 어르신도, 보호자도 모두를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