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노보전, AI 스피커로 노인학대 신고 사각지대 줄인다
  • 친족 가해 비율 높아 직접 신고 어려운 피해 노인 지원… 음성 호출 기반 보호체계 도입
  •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 담당자가 학대 피해 노인 가정을 방문해 상담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노보전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 담당자가 학대 피해 노인 가정을 방문해 상담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노보전

    가정 안에서 발생하는 노인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고 피해 노인이 보다 안전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보호체계가 마련되고 있다.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학대 피해 우려가 있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한 노인학대 예방 및 긴급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학대 행위자가 가족인 경우가 많아 피해 노인이 직접 신고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마련됐다.

    인천 지역 노인학대 신고 현황을 보면 가정 내 학대의 심각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인천에서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는 216건이었으며, 학대 행위자 가운데 배우자와 자녀 등 친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75%를 넘었다. 같은 피해가 반복돼 다시 신고된 사례도 적지 않아, 가정 안에서 드러나지 않는 학대와 재학대 위험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친족에 의한 학대는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기 더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나 가족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된 어르신은 위기 상황에서도 구조 요청을 하기 쉽지 않다.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이 추진하는 ‘세이프존 ICT 기기 설치 사업’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시도다. 기관은 사후관리 대상 어르신 10가구에 AI 스피커와 포켓와이파이를 설치해,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별도의 전화 조작 없이 음성만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 노인이 가해자 눈치를 보지 않고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긴급 보호와 자립 지원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가정폭력과 학대 위험에 노출된 피해 어르신에게 전용쉼터 입소를 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법률구조, 주거 연계, 복지서비스 연결 등을 통해 안전한 생활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일부 피해 어르신은 쉼터 보호 이후 법률 지원과 임대주택 연계를 통해 자립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분야의 예방 활동도 강화된다.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시설 종사자와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인권모니터링단을 운영해 지역 내 노인복지시설을 점검하고, 학대 예방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이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 관계자는 “노인학대는 가정 안에서 조용히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과 안전한 신고 체계가 중요하다”며 “AI 스피커와 같은 ICT 기기를 활용해 피해 어르신이 보다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후 보호와 자립 지원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대응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글쓴날 : [26-06-09 22:54]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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