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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은 요양보호사 역시 망인이 씹어 삼키기 어려운 음식은 잘게 잘라 제공하거나, 섭취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안전하게 먹는지 확인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이미지=AI) |
요양원 입소 어르신이 틀니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곶감을 먹다가 기도 폐색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요양원 운영자와 요양보호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항소심에서 기각돼 확정됐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망인의 유족들이 요양원 운영자와 요양보호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이 공동하여 망인의 배우자에게 1,234만4,426원, 자녀 3명에게 각각 333만3,333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항소심에서도 피고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은 확정됐다.
사건은 2022년 1월 31일 발생했다. 망인은 78세 남성으로 알츠하이머형 노년성 치매와 고혈압 등의 질환으로 요양원에 입소해 생활하고 있었다. 망인은 치아가 거의 없어 틀니를 착용해야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었지만, 불편함 때문에 틀니를 빼고 음식을 먹으려는 경향이 있었다.
망인의 딸은 요양원에 곶감을 가져와 간식으로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요양보호사는 곶감을 잘게 썰지 않은 상태로 망인에게 제공했다. 당시 망인은 틀니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곶감을 먹었고, 곶감이 기도에 걸렸다. 이후 망인은 음식물로 인한 기도 폐색이 유발한 흡인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법원은 요양원 운영자와 요양보호사 모두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운영자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음식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지도하고, 씹어 삼키기 어려운 음식은 제공하지 않거나 제공 방법을 제한하도록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았다. 특히 망인의 치아 상태와 틀니 착용 여부, 음식 섭취 습관을 알고 있었다면 곶감 같은 질식 위험 음식 제공에 더 주의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양보호사 역시 망인이 씹어 삼키기 어려운 음식은 잘게 잘라 제공하거나, 섭취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안전하게 먹는지 확인했어야 한다고 판단됐다. 그러나 요양보호사는 잘게 썰지 않은 곶감을 제공한 뒤 그 경과를 확인하지 않고 자리를 이탈했다. 법원은 이러한 과실이 망인의 사망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다만 법원은 피고들의 책임을 100%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망인이 고령이고 치매와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점, 치아가 거의 없어 틀니가 필요한 상태였던 점, 곶감을 섭취하면서 스스로 안전을 도모하기 어려웠던 사정 등을 종합해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치료비와 장례비 중 일부를 인정하고, 망인에 대한 위자료 1,500만 원을 산정했다. 배우자와 자녀들은 법정상속분에 따라 위자료를 나누어 받게 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요양원 운영자와 요양보호사는 앞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재판에도 넘겨졌다. 1심은 두 사람에게 각 금고 8개월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각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장기요양기관에서 보호자가 가져온 간식이라도 무조건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곶감, 떡, 고구마, 김밥, 견과류처럼 끈적하거나 단단하고 한 덩어리로 넘어가기 쉬운 음식은 고령자에게 질식 위험이 될 수 있다. 특히 치아 상태가 좋지 않거나 틀니를 착용하지 않은 어르신, 치매로 인해 급하게 먹는 어르신, 연하 기능이 저하된 어르신에게는 식사·간식 제공 전 위험 평가가 필요하다.
장기요양기관은 입소자의 저작·연하 상태, 틀니 착용 여부, 식사 습관을 기록하고, 보호자에게 반입 가능한 음식과 제한 음식 기준을 안내해야 한다. 또한 간식을 제공할 때는 음식 크기와 형태를 조절하고, 위험군 어르신은 섭취 과정을 직접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