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은 직접 짓고 국·반찬만 위탁한 주야간보호센터, 환수처분 취소소송 패소 확정
  • 법원 “급식 위탁은 전량위탁 의미… 조리원 없이 밥 직접 조리하면 인력배치기준 위반”
  • 주야간보호기관은 급식 운영 방식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조리원을 두지 않으려면 밥 국 반찬을 포함한 급식 전체를 영양사와 조리원이 소속된 업체에 위탁해야 한다 반대로 밥을 직접 짓거나 일부 조리업무를 기관에서 수행하려면 조리원 배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이미지AI
    주야간보호기관은 급식 운영 방식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조리원을 두지 않으려면 밥, 국, 반찬을 포함한 급식 전체를 영양사와 조리원이 소속된 업체에 위탁해야 한다. 반대로 밥을 직접 짓거나 일부 조리업무를 기관에서 수행하려면 조리원 배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이미지=AI)

    주야간보호기관은 급식 운영 방식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조리원을 두지 않으려면 밥, 국, 반찬을 포함한 급식 전체를 영양사와 조리원이 소속된 업체에 위탁해야 한다. 반대로 밥을 직접 짓거나 일부 조리업무를 기관에서 수행하려면 조리원 배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이미지=AI)

    주야간보호기관이 외부 급식업체에 국과 반찬만 맡기고 밥은 기관 안에서 직접 지어 제공한 경우, 이를 조리원 배치의무가 면제되는 ‘급식 위탁’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당 사건은 항소심에서도 원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확정됐다.

    서울행정법원은 장기요양기관 운영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결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건의 발단은 현지조사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전주시는 2023년 2월 해당 기관의 2020년 4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33개월 급여제공 내역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방문요양 배상책임보험 가입기준 위반, 주야간보호 서비스 미제공, 서비스 일수·횟수 증액 청구, 인력배치기준 위반,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 위반 등이 확인됐다고 보고 총 2억6,533만9,940원의 환수처분을 했다.

    이 중 원고가 소송에서 주로 다툰 부분은 급식 위탁과 조리원 배치 문제였다. 해당 기관은 외부 급식업체에 국과 반찬 등을 맡겼지만, 밥은 기관 내부에서 직접 지어 어르신들에게 제공했다. 그런데 기관은 조리원을 별도로 배치하지 않았다. 공단은 이를 조리원 미배치에 따른 인력배치기준 위반으로 보고, 이와 관련한 급여비용과 인력추가배치 가산금을 환수했다.

    원고는 “급식의 일부를 위탁했으므로 조리원을 두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또 관계 법령상 ‘급식 위탁’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데, 이를 전량위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다투었다. 그동안 일부 장기요양기관에서 밥만 직접 짓고 국·반찬을 위탁하는 관행이 있었고, 이에 대해 공단이 명확히 문제 삼지 않았으므로 신뢰보호원칙에도 반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주야간보호기관이 조리원을 두지 않아도 되는 예외 사유인 ‘급식 위탁’은 밥, 국, 반찬 등을 포함한 급식 전체를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밥 역시 급식의 핵심 구성요소이므로, 밥을 제외한 국과 반찬만 외부 업체에 맡긴 것은 ‘급식 부분위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조리원 배치의무의 취지도 강조했다. 주야간보호기관에 조리원을 두도록 한 것은 어르신에게 매 끼니 균형 잡힌 식사와 양질의 급식이 제공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예외적으로 영양사와 조리원이 소속된 업체에 급식을 위탁하는 경우 조리원 배치의무가 면제될 수 있지만, 이는 기관에 조리원을 상시 배치한 것과 동등한 수준의 급식이 외부 업체를 통해 제공되는 경우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다.

    특히 법원은 기관 종사자들이 돌아가며 쌀을 씻고 밥을 짓고 설거지까지 했다면, 그 시간만큼 본래의 돌봄 업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짧은 시간만 걸린다고 해서 취사나 설거지가 조리업무가 아니라고 볼 수 없으며, 조리원이 아닌 다른 직종 종사자가 부수적으로 밥을 짓는 방식은 조리원을 상시 배치한 것과 동등한 급식 제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원고가 주장한 신뢰보호원칙 위반도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공단이 급식 부분위탁만으로도 조리원 배치의무가 면제된다는 공적 견해를 표명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보건복지부 사업안내에도 급식 위탁은 전량위탁이 원칙이고, 시설에서 조리원을 별도로 채용한 경우에만 밥 준비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한 부분위탁이 가능하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인력추가배치 가산금 환수 부분도 유지됐다. 당시 고시상 인력배치기준을 위반한 기관은 해당 월의 인력추가배치 가산을 적용받을 수 없었다. 이후 2024년 1월 1일부터 일부 직종의 인력배치기준을 충족하지 못해도 다른 직종의 가산은 인정하는 방향으로 고시가 개정됐지만, 법원은 이를 소급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는 기존 규정의 위법성을 바로잡기 위한 반성적 개정이 아니라 정책적 판단에 따른 제도 변경이라는 취지다.

    결국 법원은 해당 기관이 조리원을 두지 않은 상태에서 밥을 직접 지어 제공한 것은 인력배치기준 위반에 해당하고, 그럼에도 조리원 기준을 충족한 것처럼 급여비용과 인력추가배치 가산금을 청구한 것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의한 급여비용 청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항소심에서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사건은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주야간보호기관에 중요한 실무 기준을 제시한다. 보호자나 어르신 만족을 위해 밥을 기관에서 직접 지어 제공하는 방식이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지만, 조리원이 없는 상태라면 법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국과 반찬을 외부 업체에서 받더라도 밥을 기관에서 직접 조리하면 급식 전량위탁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 글쓴날 : [26-06-11 17:13]
    • 김호중 기자[gombu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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