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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의혹의 핵심은 명확하다. 치매 어르신의 이상행동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 신체 압박이나 폭행 의혹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그리고 요양원 측이 학대 의심 정황을 인지했을 때 적절히 신고하고 대응했는지 여부다. 수사와 사례판정을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져야 하며,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책임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이미지=AI) |
충남 논산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치매 어르신을 상대로 한 신체적 학대 의혹이 제기돼 경찰과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보호자 측은 CCTV 영상에 폭행 정황이 담겼다며 신체 학대와 은폐 의혹을 주장하고 있고, 요양원 측은 돌봄 과정에서 발생한 방어적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보자 A씨의 어머니 B씨는 89세 치매 어르신으로, 지난 2022년부터 논산의 한 요양원에 입소해 생활해 왔다. B씨는 고관절 수술 이후 거동이 어려워 대부분 침상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은 면회 때마다 B씨의 팔과 손등 등에서 멍을 발견해 요양원 측에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요양원 관계자들은 “어르신이 거부 반응을 보여 생긴 상처”라는 취지로 설명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7일 B씨의 얼굴과 팔 등에 새로운 멍이 발견됐고, 다음 날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새끼손가락 골절과 코, 가슴 부위 타박상 등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인 B씨는 손가락 골절에 대해 수술 대신 깁스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이후 CCTV 확인을 요구했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5일 새벽 CCTV 영상에는 요양보호사 2명 중 한 명이 침상에 누워 있는 B씨의 얼굴을 때리는 듯한 장면과, B씨의 양손을 잡고 이불을 덮은 뒤 팔꿈치로 가슴 부위를 누르는 듯한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장면은 약 5분간 이어졌고, 그 사이 다른 요양보호사는 기저귀를 교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보호자 A씨는 즉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충남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도 신고했다. 이후 B씨의 몸을 다시 살피는 과정에서 요양원 측이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던 가슴 부위 멍도 추가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오마이뉴스에 “어머니가 최근 ‘죽고 싶다’며 고통을 호소했는데 그 이유가 시설 내 폭행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드러났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또 가족들은 요양원 측이 처음에는 일부 장면만 보여주며 의혹을 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은폐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요양원 측은 학대 의혹을 부인했다. 해당 요양원 원장은 오마이뉴스에 “어르신이 침을 뱉고 가래를 뱉어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동이 잦아 이를 정리하고 방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불을 덮고 몸을 압박한 행위에 대해서도 “잘못된 대처였던 것은 맞지만 학대가 아니라 직원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치매 어르신의 이상행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신체를 강하게 누르거나 이불로 덮어 움직임을 제한하는 행위는 매우 신중하게 판단돼야 한다. 특히 침상 생활을 하는 고령의 치매 어르신은 스스로 피해를 설명하기 어렵고, 신체적 방어능력도 낮기 때문에 돌봄 종사자의 대응에는 더 높은 주의의무가 요구된다.
박병철 변호사는 “신체적 학대의 경우 업무정지 6개월에 처해질 수 있으므로 노인학대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노인학대는 단순한 종사자 개인의 일탈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기관 운영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기관장은 치매 어르신의 이상행동 대응 매뉴얼, 종사자 교육, 학대 의심 상황 발생 시 즉시 신고체계를 평소에 철저히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요양기관이 노인학대로 판정받을 경우 행정처분뿐 아니라 평가등급 조정과 가산금 제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신체적 학대가 인정되는 경우 기관의 신뢰도와 운영 안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현장에서는 학대 예방교육을 형식적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치매 어르신의 거부 행동과 이상행동에 대해 현장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고 있다. 돌봄은 제압이 아니라 이해와 조정의 과정이어야 한다. 어르신이 침을 뱉거나 강하게 거부한다면 그 원인이 통증, 두려움, 수치심, 부적절한 케어 방식 때문은 아닌지 먼저 살피는 것이 전문적 돌봄의 출발점이다.
논산경찰서는 해당 요양원에 대한 현장 조사와 관련자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와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충남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역시 학대 여부 판단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