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종사자의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 근로자 부담금을 임의로 사용해 벌금형을 받은 시설장은 그 즉시 시설장 자격을 잃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자격을 상실한 시설장을 그대로 둔 채 인력추가배치 가산금을 받아온 요양원은 업무정지 50일과 경고처분을 받았고, 부산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요양원이 낸 처분 취소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했다(2020구합20560).
부산 기장군 요양원의 대표 겸 시설장 D는 2013년 1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직원 6명의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 합계 약 625만 원을 공제해 두고도 납부하지 않은 채 운영자금으로 임의 사용했다.
이 횡령으로 2015년 7월 벌금 150만 원이 확정됐다. 그럼에도 D는 2019년 6월경까지 시설장으로 근무했고, 요양원은 그가 시설장 자격이 있다는 전제로 인력추가배치 가산금을 청구해왔다. 현지조사 결과 약 35개월간 1억 2,123만 원이 부당청구로 확인됐다.
요양원 측은 "직원 4대보험료 횡령은 사회복지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어 결격사유가 아니다"라고 다퉜다. 그러나 법원은 사회복지시설 시설장에게는 엄격한 도덕성·청렴성이 요구된다며, 결격사유가 되는 횡령·배임은 "시설장 업무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면 충분하고, 시설 이용자와 직접 관련된 업무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벌금형 확정과 동시에 D는 시설장 자격을 당연 상실했고, 자격 없는 시설장을 둔 채 받은 가산금은 부정청구에 해당한다고 봤다.
요양원은 사전통지 없는 현지조사가 위법하고, 환수처분에 더한 업무정지는 이중제재라고도 주장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현지조사가 증거인멸 우려에 따른 사전통지 예외에 해당해 적법하고, 환수(공단)와 업무정지(군수)는 주체·근거·목적이 다른 별개의 처분이라고 밝혔다. 업무정지 50일도 부당청구액 비율(2.54%) 등에 따른 기준에 부합해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봤다.
이 사건은 시설장 한 사람의 형사 처벌이 기관 전체의 제재로 번진 사례다. 사회복지사업 또는 그 직무와 관련해 횡령·배임으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시설장은 5년간 자격을 당연 상실하며, 별도 통보가 없어도 자격은 자동으로 사라진다.
직원 4대보험료처럼 운영 과정에서 다루는 돈을 임의 사용한 것도 '직무 관련' 횡령으로 넓게 해석된다. 자격 없는 시설장을 둔 채 받은 가산금은 부정청구가 되어 환수와 업무정지의 대상이 되며, 환수금을 납부했더라도 업무정지는 별도로 이어질 수 있다.
운영자는 대표·시설장·주요 종사자의 벌금형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직원 공제금은 반드시 납부해 운영자금으로 전용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