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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산고을요양센터에서 최근 퇴사한 남가연 요양보호사의 손편지 |
"원장님께.
그동안 베풀어주신 은혜 감사합니다."
퇴직을 앞둔 남가연 요양보호사가 손으로 직접 눌러쓴 편지 한 장과 소정의 금액이 담긴 봉투를 건넸다.
봉투에는 "건강을 위해 사용하세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고, 편지에는 지난 5년 동안 함께했던 시간에 대한 감사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대구 남구 봉덕동 앞산 자락에 위치한 앞산고을요양센터(대표 정경희)에서 최근 있었던 일이다.
5년 동안 어르신 곁을 지켜온 남가연 요양보호사는 퇴직을 앞두고 정경희 대표와 사무국장에게 직접 감사편지와 함께 건강을 기원하는 작은 봉투를 전달한 뒤 조용히 현장을 떠났다.
편지에는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담겨 있었다.
"처음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항상 정성을 다하시는 원장님, 밝은 미소로 행복을 전해주는 동료들, 열정적인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선생님들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많은 직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무엇보다 원장님의 열정은 정말 대단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하겠습니다. 앞산고을의 무궁한 발전과 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정경희 대표는 "봉투 속 금액보다 '건강을 챙기라'는 그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며 "오히려 직원에게 더 잘해주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17년째 이어지는 '사람 중심' 돌봄 철학
앞산고을요양센터는 올해로 17년째 지역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정경희 대표는 "요양원은 어르신들이 서로 의지하며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집"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한때 30년 가까이 미술학원을 운영했던 미술교육자였다. 이후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아이를 돌보는 마음과 어르신을 돌보는 마음은 결국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으로 노인복지 현장에 뛰어들었다.
지금도 그는 "좋은 돌봄은 시설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는 신념으로 직원들과 함께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번 남가연 요양보호사의 퇴직 편지는 그 철학이 직원들에게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은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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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과 예술, 두 길을 함께 걷는 정경희 대표 |
정경희 대표는 요양원을 운영하는 동시에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화가이기도 하다. 현재 '진부령미술관 기획 초대전', '제44회 신작전회 정기회원전', '제9회 SIAF 2026'에 참여하며 자신의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 회원전에 이어 강원특별자치도 진부령미술관 초대전으로 이어지며, 국내 미술인들의 소통과 교류를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정 대표는 오랫동안 품어온 꿈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언젠가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돌봄과 예술.
서로 다른 길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좋은 요양원은 사람을 남긴다"
장기요양 현장은 인력 부족과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 오래 근무하는 직원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런 현실 속에서 5년을 함께한 직원이 감사편지와 건강을 기원하는 작은 선물을 남기고 떠났다는 사실은 앞산고을요양센터가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좋은 요양원은 화려한 건물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함께 일했던 직원이 마지막 순간 "감사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날 수 있는 곳.
그런 마음이 쌓일 때 비로소 어르신도 행복하고, 직원도 행복한 요양원이 완성된다. 앞산고을요양센터의 작은 편지는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돌봄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