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시설은 와상환자 체위 변경 지침을 형식적으로 비치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근무자가 체위 변경 방법, 측위 자세 안정화, 2시간 이내 체위 변경, 호흡상태 확인, 얼굴·기도 압박 여부 확인을 숙지하고 실행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한 체위 변경 후 일정 시간 내 재확인하는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야간·전환근무 시간대에도 기록과 관찰이 누락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이미지=AI) |
울산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와상 상태의 입소자가 체위 변경 후 장시간 방치돼 질식사한 사건과 관련해, 담당 요양보호사 2명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울산지방법원은 2026년 5월 28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요양보호사 B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는 83세 여성으로, 2017년 5월부터 울산 동구 소재 노인요양원에 입소해 생활하던 와상환자였다. 피고인 A씨는 2013년부터 해당 요양원에서 근무해 온 요양보호사였고, B씨는 2024년 3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근무한 요양보호사였다.
사건은 2024년 9월 24일 오후 발생했다. A씨와 B씨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요양원 3층 입소자들을 돌보는 업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와상환자의 기저귀를 교환하고 측위 자세로 변경할 경우, 위쪽 다리의 무릎을 구부리고 앞으로 당겨 자세가 무너지지 않도록 안정시켜야 했다. 또한 욕창 예방 등을 위해 2시간 이내에 적어도 1회 이상 다른 체위로 변경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들이 이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오후 6시 32분경 침대에 누워 있던 피해자의 기저귀를 교환하고 측위 자세로 체위를 변경하면서, 등 뒤에 베개를 두어 자세를 지지했을 뿐 위쪽 다리의 무릎을 구부리는 등 자세를 안정되게 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A씨와 B씨는 오후 10시 5분경까지 약 3시간 30분 동안 피해자의 체위를 변경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상태도 확인하지 않았다. 그 사이 피해자의 몸통이 앞으로 쏠리면서 얼굴이 베개와 침대 바닥에 묻히게 됐고, 피해자는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던 중 같은 날 오후 10시 45분경 질식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공동으로 업무상 과실을 저질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았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죄와 형법 제30조 공동정범을 적용했다.
양형에서는 두 피고인의 역할과 책임 정도가 구분됐다. 법원은 A씨에 대해 사고 당일 피해자를 주로 담당했고, 측위 자세 변경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피해자의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업무상 과실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으며,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보았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해자 유족을 위해 1,000만 원을 공탁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이에 법원은 A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하되,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B씨에 대해서도 법원은 업무상 과실이 결코 가볍지 않고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보았다. 다만 B씨는 A씨의 지시를 받는 관계에서 사고 당일 A씨를 돕는 역할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해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이 참작됐다. 법원은 B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노인요양시설에서 와상환자 체위 변경이 단순한 일상 업무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전문적 돌봄 행위임을 보여준다. 측위 자세는 욕창 예방과 신체 부담 완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이지만, 자세가 안정되지 않으면 오히려 신체가 앞으로 쏠려 호흡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스스로 자세를 바꾸기 어려운 와상 어르신의 경우, 체위 변경 후 관찰과 재확인은 필수적인 안전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