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의 말을 그대로 믿고 요양원을 찾아가 분신을 위협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50대 남성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6일 오전 청주 지역의 한 요양원을 찾아가 휘발유를 이용해 분신하겠다는 취지로 직원을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가 요양원을 찾아간 배경에는 어머니의 전화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요양원에 입소해 있던 A씨의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었으며, 전날 저녁 A씨에게 “식사를 하지 못했다”, “배가 고프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격분해 다음 날 요양원을 찾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휘발유가 담긴 플라스틱병은 요양원 현관 근처에 둔 채, 라이터만 소지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사건 경위와 당시 상황 등을 고려해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협박 의도 등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치매 어르신의 말 한마디가 보호자에게 큰 불안과 분노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장기요양기관은 수급자의 식사 제공 여부, 섭취량, 특이사항을 평소 기록으로 남기고 보호자 상담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보호자도 치매 어르신의 표현이 실제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기관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요양시설과 보호자 사이의 신뢰는 위기 상황에서 더 중요하다. 오해가 폭력이나 위협으로 번지지 않도록 기관의 설명 책임과 보호자의 확인 절차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