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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요양은 또 배제..불평등 해소 언제되나 |
보건복지부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인건비 기준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려 내년에는 가이드라인 기본급 100% 준수를 목표로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6일 2026년 제1차 처우개선위원회를 열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달성률 제고, 저연차 종사자 처우 개선, 대체인력 지원사업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은 복지부가 매년 제시하는 임금 기준이다. 시설 종사자의 적정 보수를 보장하고 지역별 임금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가이드라인 준수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1년 90.2% 수준이던 준수율은 2025년 96.4%로 높아졌고, 올해는 98.2%까지 올라섰다. 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기본급 기준 100% 달성을 목표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저연차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처우 개선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사회복지 현장은 초임과 저연차 인력의 이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낮은 임금과 높은 업무강도, 감정노동이 겹치면서 숙련 인력이 장기근속하기 어려운 구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 국고지원 대상 시설 확대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현재 장애인거주시설 등 10종 시설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 학대피해장애인쉼터와 학대피해장애아동쉼터 등 2개 시설을 추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보수 수준과 근로여건을 파악하기 위한 정책연구도 진행된다. 아울러 3년마다 실시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보수 수준 및 근로여건 실태조사도 추진된다. 이번 조사는 전국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임금 수준, 근무환경, 인권침해 실태 등을 파악해 향후 처우개선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이번 실태조사 대상에서 장기요양기관과 어린이집은 제외된다. 장기요양기관은 고령사회 돌봄의 핵심 현장이지만, 이번 조사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휴식권 보장과 업무 공백 완화를 위한 대체인력 지원사업 개선도 추진한다. 대체인력 지원사업은 종사자가 휴가, 교육, 경조사 등으로 일시적으로 근무하지 못할 때 대체 인력을 지원하는 제도다. 최근 현장에서 대체인력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체인력 지원 의무를 명확히 하고, 대체인력센터 설치와 예산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사회복지사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회의에서 고령화에 따른 돌봄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양질의 돌봄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종사자 처우 개선은 개인의 근로조건 개선을 넘어 국민이 체감하는 복지서비스 질과 직결되는 과제라고 밝혔다.
장기요양 현장은 또 제외되는가
이번 발표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장기요양기관 종사자 처우개선 문제가 또다시 주변부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장기요양기관은 초고령사회 돌봄의 최전선이다.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조리원, 위생원, 사무원 등 수많은 종사자가 어르신의 식사, 배설, 이동, 목욕, 투약, 정서지원, 가족상담, 사례관리, 감염관리, 응급대응을 매일 감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장기요양기관 종사자의 처우개선 논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 정책에서 반복적으로 분리되거나 후순위로 밀려 왔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장기요양기관이 제외된다면, 현장의 임금 수준과 근로여건, 인권침해, 감정노동, 인력난을 정확히 파악할 기회가 또 한 번 사라지는 셈이다. 장기요양 종사자의 처우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으면서 양질의 돌봄을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좋은 돌봄은 좋은 일자리에서 나온다. 장기요양기관 종사자의 낮은 임금, 높은 업무강도, 불안정한 근무환경을 그대로 둔 채 서비스 질 향상만을 요구할 수는 없다. 정부가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 100% 달성을 추진한다면, 이제는 장기요양기관 종사자 처우개선도 같은 기준선 위에서 논의해야 한다.
장기요양기관 종사자가 이번에도 처우개선 정책의 바깥에 남게 될지, 아니면 초고령사회 핵심 돌봄 인력으로서 정당한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