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재가돌봄 지원 확대에 나섰다.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6년 한국의 노령화 지수는 222.7명에 달한다. 노령화 지수는 65세 이상 인구와 14세 이하 인구의 비로 인구 노령화 정도를 나타낸다. 또한 '노인실태조사(2023)'에서는 건강이 악화해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렵더라도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이 48.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돌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통해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신체활동 및 일상생활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최근에는 재가에서의 지속 가능한 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사회 통합돌봄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적 돌봄서비스의 확대에도 가족들은 여전히 막대한 돌봄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의 경제활동 및 입원, 휴식 등의 이유로 돌봄 공백이 발생할 때도 기존의 단기보호 기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7월 1일부터 평소 이용하던 주·야간보호기관 등에서 밤샘 돌봄까지 연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단기보호 서비스 제공 기관'을 총 471개소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장기요양 주·야간 보호 서비스를 이용 중인 가족과 이용을 고려하고 있는 가족 돌봄 청년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조부모와 부모를 돌보고 있는 30대 돌봄청년 2명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거동 및 식사 보조가 필요한 80대 외할머니와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를 약 10년간 돌봐온 30대 여성 A씨는 최근 여동생의 복학 계획과 가족 구성원들의 급격한 건강 악화로 가족 돌봄에 더 이상 의존하기 어려워지면서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을 고려하게 됐다. A씨는 공적 돌봄 서비스가 비용 측면에서는 매력적이지만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불안하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보도를 통해 접한 노인요양시설에서의 노인학대 사례로 걱정이 커졌다고 전했다. A씨는 서비스의 질이 보장된 기관을 찾기 위해 청년센터나 복지재단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를 탐색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의 후기나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치매를 포함한 복합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를 5년간 돌본 30대 여성 B씨는 방문요양과 주·야간보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B씨 역시 가족들의 돌봄 부담 심화 및 야간 배회 증상으로 인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 B씨는 주·야간보호 서비스 덕분에 가족의 스트레스 및 돌봄 부담 감소를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할아버지 때문에 고생하는 요양보호사들을 위해 추가 사례비를 지급하는 등 예상치 못한 경제적 부담이 생겼다고 전했다. 또한 할아버지를 맡겨두고도 응급 상황이 생길까 봐 근처에서 대기하며 마음 편히 쉬지 못했던 경험도 있었다고 밝혔다. B씨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서비스 확대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 기관과 대상자 및 가족 간의 적극적인 소통 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장기요양 서비스 경험을 지닌 가족 돌봄 청년들의 사례를 통해 정책적 시사점도 도출된다. 먼저 서비스 이용의 접근성을 높이려면 서비스 제공 기관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주·야간보호기관 내 단기보호 시범사업'에 새롭게 참여하는 기관들의 서비스 효과 및 운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기관 평가 결과'에 대한 인식 제고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는 전문 인력의 배치 및 소통 체계의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치매 환자와 같이 돌봄 강도가 높은 대상자에게도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의 전문성 함양과 함께 기관의 적극적인 소통이 뒷받침돼야 가족들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보호 서비스 제공 기관'의 대폭적인 확대는 관련 법령과 운영 기준 정비를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장기요양 수급자(1~5등급)는 최대 월 9회 단기보호와 연 12일 이내의 가족 휴가제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 인지지원등급의 경우 가족 휴가제만 활용할 수 있다.
급여는 장기요양 등급에 따라 월 한도액 범위 내에서 제공될 예정이며, 급여 비용은 기존 주·야간보호 서비스 비용에 야간 수당이 추가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단기보호 서비스 확대가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는 실제적인 제도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