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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이미지=AI |
거동이 불편한 90대 입소자를 요양보호사가 혼자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다 떨어뜨려 숨지게 한 사건에서 요양원 시설장에게도 형사책임이 인정됐다. 낙상예방 지침을 마련하고 교육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지침이 실제 현장에서 지켜지는지 관리·감독할 의무까지 시설장에게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는 최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인천의 한 요양원 시설장 A씨에게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고는 2023년 6월 8일 발생했다. 요양보호사 B씨는 골다공증을 앓고 있던 94세 입소자 C씨를 목욕시키기 위해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려 했다. 시설 지침상 C씨는 2명의 요양보호사가 함께 이동을 도와야 했지만 B씨는 혼자 C씨를 감싸 안아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C씨가 침대 아래로 미끄러져 대퇴골 골절상을 입었다.
C씨는 사고 당일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았고 이튿날 의료기관에 옮겨졌다. 이후 상태가 악화돼 같은 달 17일 색전증으로 숨졌다.
요양보호사 B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해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쟁점은 시설장에게도 사고 예방과 사후조치에 관한 과실을 물을 수 있는지였다.
1심은 시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평소 낙상예방교육을 했고, 사고 당일 병원으로 이송했더라도 가족이 고령을 이유로 수술을 원하지 않았던 만큼 사망 결과가 달라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항소심은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시설장이 ‘2인 1조로 입소자를 이동하라’는 교육은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를 지키기 위한 관리·감독 체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관리 부재가 B씨가 임의로 혼자 입소자를 이동시키는 상황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사고 후 대응도 문제로 지적됐다. 시설장은 사고 당일 저녁 보고를 받고도 C씨가 “괜찮다”고 한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법원은 고령 입소자가 낙상한 경우 외관상 이상이 없거나 본인이 괜찮다고 말하더라도 골절 등 중대한 손상 가능성을 확인하고 필요한 의료조치를 해야 한다고 봤다.
가족이 수술을 원하지 않았다는 사정도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끊지는 못했다. 책임을 일부 경감할 사정은 될 수 있어도 시설장의 주의의무 위반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는 판단이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은 요양시설의 안전관리 책임이 지침 마련이나 교육 실시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인 1조 이동 원칙을 정했다면 실제 현장에서 지켜지는지 확인할 체계가 있어야 하고, 사고 뒤에는 입소자의 말만으로 상태를 판단하지 말고 신속한 의료적 확인까지 이어져야 한다.
결국 시설장의 책임을 가른 것은 교육의 존재가 아니라 교육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했는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