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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판결은 종사자의 학대행위가 발생했다고 해서 반드시 기관의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정기교육과 서약서만으로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위험징후를 확인한 뒤 상담, 보호자 통보, 종사자 교체, 반복적인 주의조치 등 구체적인 대응을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가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이미지=AI) |
방문요양서비스 과정에서 요양보호사가 수급자를 폭행했더라도 기관장이 이를 막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면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8월 20일 방문요양센터 운영자 A씨가 하남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처분취소 소송에서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했다.
사건은 2024년 1월 발생했다. 요양보호사 E씨는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던 중 양말 착용을 거부한 수급자의 손을 때리고, 수급자로부터 폭행을 당하자 몸을 밀쳐 바닥에 주저앉혔다. 이후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빈 페트병으로 다리를 때리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E씨는 노인복지법 위반과 폭행죄로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하남시는 종사자가 수급자를 폭행했다는 이유로 해당 기관에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6호는 종사자가 수급자를 폭행하거나 상해를 입힌 경우 기관의 지정취소 또는 업무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기관장이 해당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는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단순히 노인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하거나 서약서를 받는 정도의 일반적·추상적 감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전제했다. 실제 폭행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기관은 요양보호사가 수급자의 폭언으로 어려움을 호소하자 즉시 대체 요양보호사를 찾기 시작했다. 사회복지사는 “대응하지 말고 거리를 두라”고 안내했고, 보호자에게도 수급자가 정신과 약 복용을 중단한 이후 폭언이 심해진 상황을 전달했다.
기관은 두 차례 새로운 요양보호사를 수급자의 집으로 데려가 교체를 시도했지만 수급자의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 기존 요양보호사가 진료 동행 과정에서 얼굴과 목에 상처를 입은 뒤에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도록 주의를 반복했다. 폭행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에는 서비스 제공을 곧바로 종료했다.
법원은 이러한 조치를 종합해 기관장이 폭행 예방을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기관이 위험상황을 인지한 뒤 대체인력을 실제 확보하고 교체를 시도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