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시설 등 노인의료복지시설에서 입소 어르신의 신체를 묶거나 제한된 공간에 격리해 학대로 최종 판정된 피해 사례가 3년 연속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신체억제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질식, 낙상, 욕창, 사망 등 중대 사고 현황을 별도로 집계조차 하지 않고 있어 관리·감독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신체적 구속 및 감금’ 지표로 노인학대 판정을 받은 피해 노인 수는 2023년 72명에서 2024년 161명, 2025년 184명으로 3년 만에 약 2.6배 급증했다. 학대 판정을 받은 시설 수 역시 2023년 58곳, 2024년 74곳, 2025년 91곳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구체적인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규정된 신체억제대로 구속해 학대 판정을 받은 노인이 2023년 43명에서 2025년 98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테이프나 끈 등 억제대 외의 도구로 신체를 묶은 불법 결박 피해도 같은 기간 25명에서 79명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방실 등에 감금·격리된 피해자도 2023년 4명, 2024년 11명, 2025년 7명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5년 5월 기준 신체억제대를 최소 한 번 이상 사용했다고 신고한 시설은 노인요양시설 3,175곳,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765곳 등 전국 3,940곳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429곳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270곳), 서울(266곳), 경북(263곳) 순이었다.
문제는 전국 수천 개 시설에서 억제대가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에도, 억제대 착용 중 발생한 상해·욕창·질식·사망 등 2차 사고 현황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별도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확한 사고 데이터가 부재하면 부적절한 결박 행위나 반복 사고 시설을 가려내기 불가능하다. 논란이 일자 복지부는 뒤늦게 향후 시도별 실태 조사를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소병훈 의원은 "신체 구속과 감금으로 인한 학대 피해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데도 정작 사고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며 "정부는 조속히 시도별 사고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시설별 사용 사유, 결박 시간, 관찰 기록 등을 철저히 점검해 상습 학대 시설에 대한 강력한 관리·제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