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근로수당 일부 미지급됐지만 대표의 고의는 증명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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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AI |
요양보호사 29명에게 연장·야간근로수당 등 약 3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요양원 대표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다만 항소심은 요양원이 휴게시간으로 처리했던 야간 당직 중 일부 시간은 실제 근로시간에 해당해 연장근로수당이 지급되지 않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임금 미지급 사실과 근로기준법 위반에 필요한 형사상 고의는 별개의 문제라는 판단이다.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5월 22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노인요양시설 대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은 A씨가 퇴직한 요양보호사 29명에게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 등 총 3억45만9644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기소했다.
5일 주기 근무와 야간당직
해당 요양원의 요양보호사들은 5일을 한 주기로 주간근무 3일, 휴무 2일을 반복했다. 세 번째 근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간근무를 한 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당직근무를 했다.
쟁점은 당직시간 중 몇 시간을 실제 근로시간으로 볼 것인지였다.
요양원은 당직 15시간 가운데 총 7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보고 실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휴게시간이 6시간에 불과해 실제 근로시간이 9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부분에서는 검찰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석식 이후 22시까지 “쉬었다” 해도 대기했다면 근로시간
재판부는 근로자가 실제 작업하지 않고 대기하거나 쉬고 있더라도 그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고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다면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실제 요양보호사들은 석식 이후에도 입소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배변을 보조했으며, 거주실 주변에서 쉬다가 어르신에게 문제가 생기면 즉시 대응했다. 직원휴게실이 별도로 있었지만 당직자들은 입소자 가까이에 있어야 해 이를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웠다.
법원은 이에 따라 석식 이후부터 오후 10시 사이 1시간을 독립된 휴게시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15시간의 당직 중 휴게시간은 6시간, 실제 근로시간은 9시간으로 봤다.
그 결과 당직 1회마다 1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이 추가로 지급됐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임금 미지급 인정됐지만 형사책임은 별개
그럼에도 법원은 대표에게 임금체불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요양원 취업규칙에는 당직자의 휴게시간이 더 길게 기재돼 있었고 일부 요양보호사 역시 자신들의 휴게시간이 그 정도라고 인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요양원은 오랜 기간 같은 방식으로 근무시간을 운영했지만 2021년 노동청 현장점검에서도 당직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산정한 문제는 별도로 지적받지 않았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대표자가 자신이 적용한 근무시간 계산방식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장기요양기관의 야간 휴게시간 관리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근무표나 취업규칙에 휴게시간이라고 적어 놓았다고 해서 곧바로 휴게시간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어르신 곁에서 대기하면서 호출이나 돌발상황에 즉시 대응해야 한다면 실제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다.
반면 임금이 실제 부족하게 지급됐다는 민사상 판단과 사용자가 고의로 임금을 체불했다는 형사책임은 별도로 판단된다는 점도 이번 사건에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