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연하능력 고려한 맞춤식 명문화…필요 시 수분 섭취량도 기록·모니터링
위탁급식은 적격업체 확인부터 계약·신고까지 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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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기관의 급식이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어르신의 영양과 건강, 안전을 함께 관리하는 영역으로 한층 강화된다.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장기요양기관 급식관리 기준」에는 식사재료비 사용내역 공개, 식단과 위생관리, 저작·연하능력을 고려한 맞춤식, 수분 공급과 섭취량 관리, 위탁급식 계약과 신고절차 등 급식 전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담겼다. 특히 연하곤란 어르신을 위한 맞춤식과 기능상태에 따른 수분관리가 명문화됐다는 점에서 장기요양 현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주야간보호·단기보호·시설급여기관에 적용
이번 기준은 주야간보호급여 제공기관과 단기보호급여 제공기관, 시설급여 제공기관에 적용된다. 기관장은 급식서비스 품질관리를 위해 영양사 등을 급식관리 담당자로 지정해야 하며, 기관의 인력운영 여건에 따라 시설장이나 사무국장, 사회복지사,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다른 직종도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영양사가 없는 시설은 사회복지급식관리지원센터에 등록해 영양·위생관리 지도를 받아 급식을 운영하도록 했다.
식사재료비, 어디에 썼는지 보호자에게 공개
가장 먼저 달라지는 부분은 식사재료비 관리다. 기관장은 입소자와 보호자가 식사재료비의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하며, 수납한 식사재료비는 원칙적으로 3개월 이내 사용하도록 했다. 급식을 외부업체에 맡기는 경우에도 계약단가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할 수 없도록 해, 기관이 입소자로부터 받는 비급여 식사재료비 이상의 금액을 위탁급식 계약단가로 지출하도록 했다. 결국 입소자가 납부한 식사재료비가 다른 용도로 장기간 묶이거나 지나치게 낮은 급식단가로 이어지지 않고 실제 식사의 질로 연결되도록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1식 4찬 이상…식단 변경도 기록해야
영양관리 기준도 보다 구체화됐다. 기관은 영양사가 작성한 균형 잡힌 식단에 따라 1식 4찬 이상의 급식을 제공해야 하며, 영양사가 없는 시설은 사회복지급식관리지원센터의 지도를 받아 식단을 작성해야 한다. 작성된 식단은 시설 내 게시판 등에 게시해야 하고, 부득이하게 예정된 식단을 따르지 못하는 경우에는 동일 식품군에서 동일한 조리법으로 대체한 뒤 그 내용을 급식일지에 기록·보관해야 한다. 급식일지에는 매 끼니 실제 급식인원도 기록하도록 했다.
연하곤란 어르신 ‘맞춤식’ 공식 기준에 포함
이번 기준에서 현장이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저작·연하능력을 고려한 맞춤식 제공이다. 기관장은 어르신의 씹는 능력과 삼키는 능력, 질환, 식품 알레르기, 기호 등을 고려해 일반식이나 맞춤식 등 적합한 형태의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치아가 부족하거나 씹는 힘이 약한 어르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곤란 어르신에게 모든 입소자와 동일한 형태의 식사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음식의 크기와 형태, 조리방법 등을 어르신의 기능상태에 맞춰 제공하는 것이 급식관리의 공식적인 기준으로 들어온 것이다.
특히 연하곤란은 질식이나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기요양 현장의 대표적인 식사 위험요인이다. 따라서 이번 기준은 맞춤식을 단순한 기호나 영양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한 급식 제공을 위한 관리기준으로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분 보충도 ‘필요 시 기록·모니터링’
수분관리 역시 이번 기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기관장은 이용자의 기능상태에 맞게 수분을 공급하고, 필요한 경우 수분 섭취량을 기록하며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관련 내용은 장기요양급여 제공기록지 특이사항란 등에 기록·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인지기능 저하로 갈증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거나 스스로 물을 충분히 마시기 힘든 어르신은 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분 섭취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수분 제공은 일상적인 돌봄업무로 다뤄져 왔지만 이번 기준에서는 필요에 따라 섭취량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관리영역으로 보다 구체화됐다. 어르신의 기능상태에 따라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고 필요할 경우 실제 섭취량까지 확인하는 것이 급식과 건강관리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영양상태 변화도 평가하고 후속조치
기관은 필요할 경우 이용자의 영양상태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실시해 기록해야 한다. 체중이 감소하거나 식사량이 줄고, 연하상태가 변화하는 등 영양상 위험신호가 나타날 경우 이를 단순한 식사량 문제로 끝내지 않고 건강상태 변화와 연결해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편안한 식사를 위해 식사 장소와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고, 잔존능력 유지를 위해 굴곡숟가락, 손바닥 고정형 숟가락, 교정용 젓가락, 포크, 빨대, 양손잡이 컵 등 필요한 식사보조도구도 제공하도록 했다.
위생관리, 매 끼니 검식까지 포함
위생관리 기준도 세밀하게 마련됐다. 기관장은 식품과 조리도구, 식당과 조리실 등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결과를 위생점검일지에 기록·보관해야 한다. 영양사와 조리원 등 급식종사자는 연 1회 건강진단을 받아야 하며 위생모, 위생장갑, 위생앞치마, 위생마스크 등 개인위생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소비기한이 지난 식품이나 부패·변질된 원료를 보관하거나 조리에 사용할 수 없고, 주방도구는 용도에 따라 구분해 정기적으로 살균·소독해야 한다.
특히 급식관리 담당자는 완성된 식사를 평가하기 위해 배식 직전 매 끼니 검식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보존식도 관리해야 한다. 전염성질환 등이 있는 사람은 입소자의 식사를 조리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조리부터 배식까지 전 과정에서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위탁급식, 단순 배달계약으로 끝나지 않아
위탁급식에 대한 기준도 크게 구체화됐다. 원칙적으로 조리업무를 외부에 맡길 경우 식품위생법상 위탁급식영업으로 신고된 업체와 계약해 기관 내 조리실에서 직접 조리하도록 했다. 다만 기관 내 조리공간 부족이나 지역적 특성으로 조리인력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는 영양사와 조리원이 실제 고용된 식품제조·가공업체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국이나 반찬을 외부에서 공급받는 것만으로 위탁급식 관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업체의 인력과 자격, 조리방식까지 확인해야 하는 구조다.
위탁업체와의 계약에는 계약기간과 인원, 급식종류와 제공량, 제공주기, 끼니당 계약단가를 비롯해 급식 준비와 조리, 가공, 포장, 운반, 배식, 뒷정리까지 전 과정의 위생·안전관리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식품 위해로 입소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위탁업체의 책임보험 관련 자료도 확인하도록 했다. 영양사나 조리원이 퇴사할 경우 이를 장기요양기관에 즉시 알리고 신규채용 시 관련 서류를 다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도 계약에 포함된다.
위탁계약 체결 후에는 지자체 신고
급식위탁은 계약만 체결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기관장은 위탁계약서와 사업자등록증, 영업등록증 또는 영업신고증, 영양사·조리원 등 종사자 현황과 면허·자격증을 첨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위탁업체를 변경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에도 변경사항이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 신고해야 하며, 담당 공무원이 업체와 영양사·조리원의 실제 배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자료를 요구하면 이를 제출해야 한다.
급식도 이제 장기요양 ‘건강관리’ 영역
이번 기준의 가장 큰 변화는 장기요양기관 급식을 단순히 세 끼 식사를 제공하는 업무가 아니라 어르신의 건강상태와 연결된 돌봄서비스로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특히 연하곤란 어르신에게 어떤 형태의 식사를 제공했는지, 기능상태에 맞춰 수분을 충분히 공급했는지, 필요한 경우 수분 섭취량과 영양상태를 확인하고 기록했는지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식사재료비의 투명한 관리에서부터 식단, 맞춤식, 수분, 영양평가, 검식, 위생관리, 위탁계약과 신고까지 급식 전 과정이 하나의 관리체계로 연결된 셈이다. 장기요양기관의 급식은 이제 ‘무엇을 먹였는가’뿐 아니라 ‘어르신의 상태에 맞게 어떻게 먹이고, 충분히 드셨는지까지 관리했는가’를 함께 살펴보는 건강관리의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