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욕창 위험평가 점수보다 실제 상태가 중요”
CCTV·학대예방교육만으로 시설장 면책 인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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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요양기관의 욕창관리는 이제 ‘위험군으로 분류됐는가’보다 ‘현장에서 위험신호를 발견했을 때 실제로 무엇을 했는가’로 평가되고 있다.(이미지=AI) |
와상 상태의 어르신에게 욕창 발생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6일 동안 체위변경이나 치료·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요양원에 대해 1억33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방법원은 2026년 8월 27일 B요양원 운영자가 부여군수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입소 당시 이미 ‘와상·완전도움’ 기록
사건의 어르신은 2024년 6월 5일 요양원에 입소했다가 건강이 악화돼 6일 뒤 병원으로 옮겨졌고, 입원 과정에서 멍과 욕창이 발견됐다. 이후 약 한 달 뒤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요양원 측은 어르신이 입소 당시 스스로 체위를 바꿀 수 있었고 욕창 위험군도 아니었기 때문에 별도의 체위변경 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입소 당일 작성된 욕구사정평가지와 급여제공기록지에 어르신이 와상 상태이고 하반신 마비로 완전도움이 필요하다고 기록돼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 종사자들도 당시 어르신이 거동하지 못해 업어서 이동시켰다고 진술했다.
피부 변색 확인하고도 6일간 아무 조치 없어
법원이 방임으로 판단한 핵심은 피부 이상을 확인하고도 대응하지 않은 점이었다. 종사자들은 어르신의 엉덩이 부위 등이 검게 변색돼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퇴소할 때까지 6일 동안 체위변경 등 욕창 예방조치를 하지 않았고, 의사나 보호자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법원은 종사자들이 이를 욕창이라고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와상 상태의 고령자에게 피부 변색이 나타났다면 욕창 가능성을 의심하고 확인·예방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의로 방치할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방임은 학대 의도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보호와 치료를 소홀히 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욕창위험평가 19점도 면책되지 않아
요양원은 Braden scale 평가에서 어르신이 19점을 받아 욕창 위험군 기준인 18점 이하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실제로 거동이 어려운 상태였는데도 ‘움직임’과 ‘마찰력·응전력’ 항목이 각각 3점으로 평가된 것은 실제 상태와 맞지 않는다고 봤다. 두 항목을 2점으로 평가했다면 총점은 17점으로 욕창 위험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결국 전산이나 평가표에 기록된 숫자보다 실제 어르신의 상태를 정확히 관찰하고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CCTV·법정교육만으로 ‘상당한 감독’ 인정 안 돼
시설 측은 노인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CCTV도 설치했다며 시설장의 관리·감독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학대예방교육은 법정 의무교육이고 CCTV 설치 역시 수급자 안전과 종사자 감독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일반적 조치만으로 실제 방임행위를 막기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욕창 관리에서 평가점수나 서류보다 실제 상태관찰과 즉각적인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와상 상태, 피부변색, 이동능력 저하가 확인됐다면 위험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체위변경과 피부관찰, 의료진 보고 등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