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교육·안내문보다 실제 작동하는 관리체계가 중요”
사고 자체보다 이후 5일간의 돌봄과 시설장 관리·감독이 핵심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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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장기요양기관의 위험관리는 ‘교육을 했는가’가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때 관리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는가’로 평가되고 있다.(이미지=AI) |
요양원에서 낙상한 91세 어르신이 대퇴부 골절 진단을 받은 뒤에도 바닥에서 생활하고 장시간 휠체어에 앉아 있는 등 부적절한 돌봄을 받은 사건에서, 법원이 요양원에 대한 업무정지 45일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대전지방법원은 2026년 8월 27일 B요양원 운영자가 공주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골절 진단 뒤에도 바닥생활·장시간 휠체어
사건은 2024년 4월 발생했다. 입소 중이던 어르신은 밤 11시경 침대에서 낙상했고, 다음 날 병원에서 우측 대퇴부 골절 진단과 상급병원 입원 소견을 받았다. 그러나 바로 입원하지 못하고 5일간 다시 요양원에서 돌봄을 받았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낙상 자체보다 이후의 돌봄이었다. 의료진은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침상에서 돌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했지만, 요양보호사들은 재낙상을 우려해 어르신을 생활실 바닥의 매트에서 지내게 했다. 휠체어에도 2~4시간 이상 앉혀두었고, 이불을 교체하면서 하체를 잡아 옆으로 굴리는 등 골절 부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돌봄도 반복됐다. 상급병원 입원 후에는 대퇴골이 이탈해 수술이 어려워졌다는 소견이 확인됐다. 법원은 이러한 상태 악화가 요양원의 부적절한 돌봄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낙상 후 6시간 지나서야 관리자 보고
초기 사고대응도 문제였다. 사고 직후 요양보호사 3명이 어르신 상태를 확인했지만 관리자에게 보고된 것은 약 6시간 뒤였다. 법원은 91세 고령자가 침대에서 낙상했다면 통증 호소가 없더라도 골절 가능성을 의심했어야 한다고 봤다. 특히 시설급여제공 매뉴얼상 낙상 발견자는 대상자 상태를 확인한 뒤 간호인력이나 관리자, 시설장에게 보고해야 하는데 이러한 내부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교육했다”보다 “실제로 작동했는가”
시설 측은 노인인권·학대예방교육을 실시하고 낙상 시 응급대처 안내문도 부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시설장의 면책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장기요양기관의 장에게 요구되는 ‘상당한 주의와 감독’은 교육자료나 안내문의 존재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실제 위반행위를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가 작동했는지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골절 진단 이후 5일 동안 여러 종사자가 잘못된 돌봄을 반복했는데도 시설장이 이를 파악하거나 시정하지 못한 점을 중요하게 봤다.
장기요양기관, 사고 이후 대응체계가 더 중요
이번 판결은 장기요양기관의 사고관리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낙상을 완전히 막지 못한 것보다 사고 이후 즉시 보고했는지, 의료진의 지시를 돌봄에 반영했는지, 변경된 서비스 방법을 전 직원에게 전달했는지, 관리자가 실제 이행 여부를 확인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