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없는 상태 발견 뒤 119 미신고…의학적으로 이미 사망 상태 확인
법원 “부적절한 측면만으로 학대 판단할 수 없어” 개선명령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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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판결이 비의료용 철제망 사용 자체를 일반적으로 허용한 것은 아니다. 법원 역시 사용방법에 부적절한 측면이 있음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장기요양기관은 신체제한을 최소화하고 적법한 절차와 기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이미지=AI) |
대퇴부 골절 수술을 받고 요양원으로 돌아온 치매 어르신의 재낙상을 막기 위해 침대 난간에 철제망을 설치하고, 이후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을 때 119 신고나 병원이송을 하지 않은 사건에서 법원이 이를 노인학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방법원은 2026년 8월 27일 요양원 운영자가 오산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개선명령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개선명령을 취소했다.
어르신은 2023년 5월 혼자 화장실로 이동하다 넘어져 대퇴부 골절 수술을 받았다. 병원 퇴원 후 요양원으로 돌아왔지만 치매로 인해 계속 침대에서 내려오려는 행동을 보였다. 수술한 의사는 골절 상태와 심한 골다공증 등을 고려해 약 3개월간 보행을 자제하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낙상 막으려 설치한 철제망…보호자 동의도 받아
시설장은 재낙상을 막기 위해 보호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뒤 침대 난간에 철제망을 설치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비의료용품인 철제망으로 어르신이 침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것은 신체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은 철제망 사용에 다소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곧바로 학대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벨트나 조끼 등 신체를 직접 묶는 억제대에 비해 구속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고, 골절 수술 부위의 악화와 재낙상을 예방하려는 목적이 있었으며, 보호자 동의도 받은 점이 고려됐다. 실제 철제망이 설치된 시간도 약 1시간30분이었다.
119 신고 안 했지만 발견 당시 이미 사망 상태
같은 날 오후 어르신은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직원들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혈압과 맥박, 산소포화도 등을 여러 차례 측정했지만 활력징후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동공반사도 없었다. 시설은 어르신이 이미 사망했다고 판단해 119 신고나 병원이송을 하지 않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이를 응급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방임학대로 판단했다.
하지만 법원은 실제 시체검안의가 사망시각을 발견 이전으로 추정했고, 관련 형사사건의 촉탁의 역시 CCTV와 활력징후 등을 토대로 발견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판단한 점을 중요하게 봤다. 따라서 당시 시설이 사망했다고 판단한 것이 잘못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방임학대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 판정이 행정처분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은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학대로 판정했다고 해서 곧바로 행정처분이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신체제한이나 응급상황 대응은 단순히 철제망을 사용했다, 119를 부르지 않았다는 결과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당시 어르신의 건강상태와 의료진의 소견, 제한의 목적과 방법, 보호자 동의, 지속시간, 발견 당시의 의학적 상태까지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