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시간마다 체위변경 원칙 지키지 않고 의료연계도 방기”
패혈성 쇼크 전조에도 13시간 가까이 이송 지연…대법원 판결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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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AI |
욕창이 빠르게 악화하는 입소자에게 충분한 체위변경과 의료기관 연계를 하지 않고, 패혈성 쇼크 전조가 나타난 뒤에도 응급 이송을 지연한 요양원에 대한 2억원 과징금 처분이 최종 확정됐다.
1심은 과징금이 지나치다고 봤지만 항소심은 요양원이 수급자에 대한 기본적 보호와 치료를 소홀히 한 방임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최근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항소심 판단이 그대로 확정됐다.
욕창 확인됐지만 단순 드레싱만 반복
사망 당시 70대였던 A씨는 낙상으로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 치매와 파킨슨병 등으로 스스로 거동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요양원에 입소했다. 2023년 3월 10일 우측 골반 부위에 표피가 벗겨지는 욕창이 처음 확인됐고, 이후 고름이 생기고 상처 가장자리가 검게 변하면서 점차 깊어졌다. 3월 말에는 상처 주변 조직의 괴사까지 의심되는 상태로 악화했다. 식사량도 크게 줄어 저체중 상태에 이르렀지만 요양원은 연고 도포와 거즈 패킹 등 드레싱을 반복했다.
체위변경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항소심 재판부는 욕창 예방을 위해 통상 2시간마다 체위변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상처가 심하게 악화한 시기에도 요양원이 이러한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망인이 체위변경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사정이 있었더라도, 그것만으로 요양원의 기본적 보호와 치료 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계약의사 있었지만 욕창 진료는 한 차례도 없어
법원이 특히 문제 삼은 부분은 의료 연계였다. 요양원에는 계약의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었고 입소자들의 건강검진이나 외래 대리처방도 이뤄지고 있었지만, A씨의 욕창 상태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도 계약의사에게 진찰을 의뢰하거나 치료 방향을 상의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욕창이 처음 확인된 뒤 병원으로 이송되기까지 약 3주 동안 전문적인 진료를 받지 못했다.
쇼크 전조에도 13시간 가까이 이송 지연
A씨는 4월 1일 오전 혈압이 78/65㎜Hg까지 떨어지고 맥박이 113회로 상승하는 등 위급한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요양원은 즉시 119를 부르거나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하지를 올리거나 재생크림을 바르는 등의 조치에 그쳤다. 법원은 결국 응급 이송이 13시간 가까이 지연됐다고 판단했다. A씨는 그날 밤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중증 괴사와 욕창에 따른 패혈증 진단을 받은 뒤 사흘 만에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법원 “기본적 보호·치료를 방기한 방임”
항소심은 장기요양기관이 수급자의 질병이 악화할 경우 보호자에게 이를 알리고 필요한 의료서비스와 연계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특히 욕창이 악화하는 과정에서 계약의사 진료조차 받도록 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관리 미흡이 아니라, 제공했어야 할 기본적 보호와 치료를 방기한 것으로 판단했다.
2억원 과징금도 적법
관할 지자체는 요양원의 행위를 노인학대로 판단해 업무정지 90일에 갈음하는 과징금 2억원을 부과했다. 법원은 시설의 전년도 총수입을 기준으로 하면 산정액이 약 3억960만원이었지만, 법령상 상한에 따라 2억원으로 제한된 것이라고 봤다. 망인이 사망에 이른 결과의 중대성과 노인 인권 보호라는 공익 목적을 고려하면 과징금 액수도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욕창은 발생보다 이후 대응이 더 중요
이번 판결은 욕창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욕창이 악화하는 과정에서 기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체위변경을 하고 의사 진료와 의료기관 연계를 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계약의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시설이라면 욕창이 악화하는 입소자에 대해 진료를 의뢰하고 치료 방향을 상의했는지 여부가 기관의 보호의무 판단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쇼크 징후가 나타난 뒤 응급 이송을 지연한 경우에는 단순 과실을 넘어 방임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장기요양기관이 주의 깊게 살펴볼 판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