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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요양원, 노인 팔다리 20시간 묶고 입에 테이프 부착


강원도의 한 요양원에서 입소 노인을 20시간 넘게 침대에 묶어놓고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 등 학대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GI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설 내부 CCTV에는 종사자들이 노인들을 폭행하는 장면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요양원은 70대 이상 고령 노인의 팔과 다리를 압박 붕대로 침대에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내부 CCTV 확인 결과 최대 20시간 넘게 그런 상태로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노인의 입에는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시설 내부 CCTV에는 시설 종사자들이 노인들의 등과 머리, 배 등을 때리는 장면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설 측은 몸을 묶어놓은 것은 맞지만 치료 목적이었고, 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시설 이용자가 과하게 반응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요양원 관계자는 "치료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보호자에게 동의서를 받고 억제대를 사용했다"며 "폭행 의혹은 이용자가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시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는 3년 단위 평가에서도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설 이용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윤리적인 기관 운영 여부를 나타내는 권리 보장 지표에서는 2021년 41점, 2023년 45점으로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경찰은 최근 해당 요양원 관계자를 노인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신체 억제, 언제 허용되나?

입소자의 신체를 억제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신체 억제는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입소자 본인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긴박한 위험이 있을 때, 의사의 지시가 있을 때, 보호자의 서면 동의를 받았을 때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최소한의 시간 동안만 사용해야 하며, 2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침이다. 또한 억제대 사용 중에는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기록해야 하며, 억제대 사용 사유, 시작 시간, 종료 시간, 확인 내역을 모두 문서로 남겨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20시간 넘게 신체를 묶어놓았다는 점에서 명백히 허용 범위를 초과했다. 더욱이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는 명백한 학대 행위다. 요양원 측은 "치료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20시간 넘게 신체를 구속하는 것은 치료가 아니라 방임이자 학대다. 보호자의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과도한 신체 억제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권리 보장 지표 낙제, 그 의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권리 보장 지표는 입소자의 인권을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이 지표에는 신체 억제 사용 빈도, 학대 예방 교육 실시 여부, 고충 처리 체계 구축 여부 등이 포함된다.

해당 요양원은 2021년 41점, 2023년 45점으로 연속 낙제점을 받았다. 이는 단순히 점수가 낮다는 의미를 넘어, 입소자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권리 보장 지표가 낮은 시설은 학대 발생 위험이 높고, 입소자의 삶의 질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변명
요양원 관계자는 폭행 의혹에 대해 "뒤에서 밀면 과도하게 반응하는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주장했다. 노인들은 신체적으로 약하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다칠 수 있다. 종사자가 "가볍게" 민 것이라 하더라도, 노인에게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더욱이 CCTV에 폭행 장면이 담겼다면, 이는 단순히 "과도한 반응"으로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다. CCTV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

이번 사건은 요양원 현장에 중요한 경고를 보낸다. 신체 억제는 절대적으로 최소화해야 하며, 사용하더라도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치료 목적"이라는 명분으로 입소자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권리 보장 지표가 낮은 시설은 즉각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하며, 반복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는 시설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가 예상된다. 평가등급하락 뿐 아니라 형사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노인 돌봄은 존엄과 권리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신체를 묶고, 입을 막고, 폭행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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