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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낙상 입소자 골절 방치 혐의 요양원장 항소심서 무죄 확정

법원 검사 항소 기각 고의적인 방임 증명 안 돼

요양원 입소자가 낙상으로 골절상을 입었음에도 이를 방치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요양원장 A씨가 항소심에서도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노인복지법상 방임죄가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고의성에 대한 엄격한 판단 기준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2024년 5월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통증을 호소함에도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은 것은 고의적인 방치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은 2021년 5월 경기도 고양시의 한 요양원에서 발생했다. 파킨슨병을 앓던 70대 입소자 D씨는 침대에서 내려오다 넘어져 고관절 부위에 골절상을 입었다. 검찰은 A씨가 사고 사실을 보고받고도 즉시 부상 정도를 확인하거나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필요한 의료 조치를 하지 않아 방임행위를 했다고 보았다.

하지만 1심 재판부였던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피고인에게 방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사고 이후에도 요양원 내 노래교실에 참여하는 등 평상시와 다름없는 활동을 이어갔으며 사고 당일 다른 입소자와 다투며 발을 사용하는 등 움직임에 큰 이상이 없었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특히 병원 응급실 내원 당시 기록에 통증 수치가 0으로 기재된 사실은 시설 종사자들이 골절을 즉각 인지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재판부는 평소 피해자의 딸이 수시로 모친을 돌보고 연락해왔다는 점에서 피고인이 골절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거나 방치할 뚜렷한 동기가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의 판단이 적절했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질환 상태를 알고도 적절한 치료를 차단하려는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장기요양기관 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시설장의 관리 책임을 따짐에 있어 단순히 사고의 발생 유무가 아닌 구체적인 상황과 학대의 의사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병철 변호사는 "형사적 무죄 판결과 별개로 어르신의 안전을 책임지는 종사자의 주의의무와 시설장의 세밀한 감독 기능은 여전히 현장에서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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